▲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7일(한국시간) 보스턴과 홈경기에서 1회말 공격 때 헬멧이 벗겨진 채 스윙을 하고 있다.
▲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7일(한국시간) 보스턴과 홈경기에서 1회말 공격 때 헬멧이 벗겨진 채 스윙을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구단 창단 후 최다 연패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단일 시즌 최장 기록과는 타이를 이뤘고, 이제 악몽 같은 13연패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한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까지 노렸던 LA 에인절스의 추락이라 더욱 충격이 크다.

에인절스는 7일(한국시간) 앤젤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최근 부진하던 오타니 쇼헤이와 마이크 트라웃이 모처럼 안타를 쳤고, 선발투수 노아 신더가드도 6이닝을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지만, 1점도 내지 못하면서 12연패를 당했다.

이로써 에인절스는 30년도 더 묵은 어두운 기록을 꺼내게 됐다. 1988년 9월 19일부터 10월 3일까지 기록한 단일 시즌 12연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이듬해 개막전이었던 4월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2-9 패배까지 이어진 구단 최다 13연패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이다. 트라웃과 오타니라는 MVP 출신 스타플레이어들을 비롯해 탄탄한 선수층을 갖춘 에인절스는 올 시즌 초반 순항하면서 가을야구를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무엇보다 10개 안팎의 홈런을 때려낸 트라웃과 오타니, 테일러 워드, 재러드 월시가 이끄는 타선이 막강하다는 호평도 함께 뒤따랐다.

비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기세가 워낙 매서웠던 터라 선두를 빼앗지는 못했지만, 에인절스 역시 5할대 승률을 유지하면서 순조롭게 순위싸움을 이어갔다.

그러나 5월 말 들어 이상기류가 나타났다. 급작스럽게 투타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1승 챙기기가 쉽지 않아졌다. 그러면서 5월 26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2-7 패배를 시작으로 내리 12경기를 졌다.

이 기간 주축 타자들의 부진도 뼈아팠다. 트라웃과 오타니의 장타는 사라졌고, 이 여파 때문인지 전체 타선도 0점 내지 1점만 기록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이처럼 연패가 길어지면서 현지 언론의 시선도 점차 비판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미국 MLB닷컴은 7일 “이 기간 에인절스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패했다. 1점차 패배와 역전패가 잇따랐다. 무언가를 해보지도 못한 경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뉴욕과 필라델피아에서 엿새 동안 7경기를 치른 에인절스는 안방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신더가드의 호투에도 보스턴을 상대로 졌다”고 덧붙였다.

조 매든 감독 역시 보스턴전 이후 “실망스러운 패배다. 우리가 패하는 방식은 때때로 정말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벌써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레이스는 이제 겨우 6월 초로 접어들었고, 에인절스는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27승29패)를 지키고 있다. MLB닷컴 역시 “그래도 천사들은 다시 한번 답을 찾고 있다”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에인절스는 8일 오전 10시38분 앤젤스타디움에서 다시 보스턴과 만난다. 이날 또 패한다면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연패 신기록이 쓰인다. 과연 천사들의 합창은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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