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대체 외국인 선수 시장을 달군 투수는 두 명이었다. 이미 KBO리그 구단들의 리스트에 있었던 우완 드루 허치슨(32)과 우완 치치 곤살레스(30)였다.
두 선수가 관심을 받은 이유는 어쩌면 단순했다. 리스트의 상위권에 있는 선수인데,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갔다.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하게 자리가 있는 선수가 아니었고, 그래서 한국에 올 수 있는 후보군으로 뽑혔다. 하지만 여러 구단의 러브콜에도 두 선수는 미국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허치슨의 경우는 디트로이트가 적극적이었다. 선발 후보군을 최대한 확보하려 했던 디트로이트는 허치슨과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할 당시 메이저리그 연봉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KBO리그에서 받는 돈보다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도 있어 굳이 한국행을 고려할 이유가 없었다.
역시 뜨겁게 이적시장을 달궜던 곤살레스 또한 올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결국 미국에 남았다. 곤살레스는 올해 3월 미네소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고, 6월 방출된 뒤 다시 밀워키와 마이너리그 계약했다. 밀워키에서도 방출돼 희망을 안기는 듯했으나 지난 7월 20일 다시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하며 KBO리그 구단들의 입맛만 다셨다.
선수들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일단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에 다시 올라갈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실제 허치슨은 디트로이트와 계약한 뒤 메이저리그에 올라가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또한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는 “시즌 중간에 한국이나 일본에 가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분위기가 짙게 맴돌고 있다. 최대한 도전해보고, 안 되면 다음 오프시즌 때 한국에 가도 된다는 심리가 있을 법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이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허치슨은 디트로이트의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7월 6일 클리블랜드전에서 5이닝 2실점(1자책점), 11일 화이트삭스전에서 6이닝 2실점, 16일 클리블랜드전에서 5이닝 4실점을 기록하는 등 로테이션 하위 선발로는 그럭저럭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 26일에도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다. 로테이션에 고정되는 양상이다. 미국에 남는 선택은 잘한 셈이다.
곤살레스도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마이클 피네다가 오른쪽 삼두근 부상으로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 선발진에 부상자도 많고 복귀를 앞두고 있는 자원도 많은 가운데 현지 언론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 바로 올릴 수 있고, 올해 선발로 뛰었던 곤살레스를 그 대체 선수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시즌 중간에 KBO리그행을 포기한 두 선수가 나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