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코너 맥그리거(34, 아일랜드)가 추억에 젖었다. 자신의 파이터 인생 최고 전성기로 평가받는 2016년을 떠올렸다.

지난 31일(이하 한국 시간) UFC 277 메인이벤트 아만다 누네스와 줄리아나 페냐의 2차전을 보고 나서다.

지난해 12월 페냐에게 타이틀을 빼앗긴 누네스는 이날 재대결에서 페냐에게 5라운드 종료 3-0 판정승을 거두고 여자 밴텀급 챔피언 벨트를 되찾았다.

맥그리거는 트위터 오디오로 자신과 네이트 디아즈의 1·2차전과 누네스와 페냐의 1·2차전이 무척 비슷하다고 비교했다.

"이 스포츠의 고트(GOAT)인 나와 누네스는 강한 마음으로 싸움을 받아들였지만 허를 찔렸다. 펀치를 주고받다가 정타를 허용했고 초크에 걸렸다."

"1차전이 끝나고 디아즈는 '난 놀라지 않았어, 이놈들아!' 외쳤지. 페냐도 '난 놀라지 않았어, 이놈들아!'라고 했다."

"누네스와 페냐의 2차전도 나와 디아즈의 2차전과 똑같이 흘러갔다. 몇 번이나 쓰러뜨렸고, 몇 번이나 쓰러졌다. 페냐는 누네스의 얼굴에, 디아즈는 내 얼굴에 흔적을 남겼다. 어떤 경기는 상징적인 명승부로 남는다. 누네스는 두 체급 챔피언이고, 나도 두 체급 챔피언이다."

맥그리거는 2016년 3월 디아즈에게 리어네이키드초크로 지고 절치부심했다. 5개월 뒤 재대결에서 판정까지 염두에 둔 장기전으로 설욕에 성공했다.

누네스도 비슷했다. 지난해 12월 페냐에게 리어네이키드초크에 걸려 탭을 치고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7개월 뒤 재대결에선 KO 욕심을 버리고 판정승을 노린 경기 운영으로 타이틀을 탈환했다.

■ 맥그리거-디아즈 2차전과 누네스-페냐 2차전

- 2016년 3월 디아즈, 2라운드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 승 / 2016년 8월 맥그리거, 5라운드 종료 2-0 판정승

-2021년 12월 페냐, 2라운드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 승 / 2022년 7월 누네스, 5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2015년 12월 조제 알도를 쓰러뜨리고 페더급 챔피언이 된 맥그리거는 2016년 디아즈에게 당한 패배를 딛고 에디 알바레즈까지 꺾어 두 체급 동시 챔피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맥그리거 파이터 인생에 가장 드라마 같은 한 해였다.

하지만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말 그대로 '라떼'가 될지도 모른다. 전성기를 지나 하락세로 들어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더스틴 포이리에에게 KO로 지고 난 뒤, "디아즈 2차전을 앞두고 있을 때처럼 준비한다"고 했는데 6개월 뒤 포이리에와 다시 싸우다가 정강이가 부러져 TKO로 졌다.

맥그리거는 처참한 패배를 지울 수 있는 화끈한 승리가 절실하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맥그리거가 영화 출연 제의도 거절하고 복귀에만 집중한다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돌아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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