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지금은 과정이죠."
FC서울 공격수 강성진(19)은 지난달 일본에서 열렸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홍콩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이름을 알렸다. 일본전 완패로 활약이 가려지기는 했지만, 이제 기량을 막 꽃피우려는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다.
E-1 챔피언십에서 결정력 과시하며 수확물로 꼽혀
올해 강성진은 서울에서 22경기 1골 3도움으로 지난해 14경기 1골 2도움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안익수 감독 체제에서 중요한 공격수로 성장 중이다. 22세 이하(U-22) 카드로도 쏠쏠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에도 이득이 되는 카드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25라운드에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자리한 강성진이다.
안 감독은 "(강)성진이는 대표팀을 다녀와서 부담감이 생긴 것 같다. 아무래도 주목을 많이 받다보니 어려움이 있지 싶다. 잘 이겨내면 더 성장하리라 본다. 물론 지금은 과정이다. 시행착오 없이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장, 단점을 스스로 잘 확인한다며 "별다른 조언이 필요 없을 만큼 리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선수다"라며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제자의 모습에 강력한 성원을 보냈다.
안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강성진은 전반 오른쪽 측면에서 현란한 개인기를 보여주며 수비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경기를 치르면서 경험을 쌓아 성장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기에 강성진은 과감하게 공간을 돌파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도 강성진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강성진을 마주하는 제주 조성준과 정운은 서로 공간을 방어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열심히 뛰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볼이 쉽게 오지 않았다. 협공당해 돌파되지 않았다. 2대1 패스로 위기 탈출을 모색했지만, 쉽지 않았다. 의지는 있었지만, 섬세함이 다소 떨어졌다. 그사이 제주는 김주공의 골로 앞서갔다.
후반에도 같은 상황이 이어졌고 결국 안 감독은 11분 강성진을 빼고 조영욱을 투입해다. 같은 포지션에서 어떻게 경기 운영하는지 보라는 의미였다. 조영욱 투입 후 서울 측면은 볼이 빠져나오는 횟수가 증가했고 코너킥 유도 등 위협적인 장면도 만들었다. 물론 제주의 정확한 역습 두 번에 모두 실점하며 0-2로 패하는 아픔을 맛봤다.
양현준은 동기부여…더 노력해 보여주겠다
막내인 강성진은 선수대기실에서 음악을 틀었던 스피커를 들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등장했다. 그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서 아쉽다"라며 전형적인 패배 소감을 꺼낸 뒤 "아무래도 더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하는 건 맞다. 그렇지만, 크게 부담되고 그렇지는 않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많은 경기를 뛰면서 상대의 분석도 따르게 마련이다. 그는 "더 보여줘야 하는 것도 있고 상대를 확실하게 압도해서 뚫어내려면 준비와 분석을 많이 하고 개인적인 노력도 따라야 한다"라며 성장을 위한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재미있게도 한 살 더 먹었지만, 프로 연차는 같은 양현준(20, 강원FC)과 비교 대상이다. 포지션도 같다. 다만, 양현준이 공간 침투에 적극적이고 드리블을 앞세운다면 강성진은 강력한 슈팅과 중앙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는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지만, 양현준의 경기를 보면 많이 뛰고 공격할 때 공격적으로 공간을 찾아 유리한 위치에서 상대를 어렵게 하며 볼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더라"라는 감상을 남긴 뒤 "(양현준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저 역시 동기부여가 된다. 서울에도 어린 선수가 많다. 다른 팀도 그렇지 않나. 상대를 더 괴롭힐 것을 찾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일본전 완패로 기억되는 동아시안컵도 강성진에게는 분명 배움의 장이었다. 그는 "형들과 함께 뛰고 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제가 부족한 것을 채워나가고 할 수 있다는 그런 자신감도 더 많이 생겼던 것 같다. 경기 상황마다 더 좋은 선택지를 찾아서 경기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상대를 괴롭힐 때 어떤 타이밍에 효과적으로 괴롭힐 수 있는지 그런 것을 많이 보면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다"라며 매일 자신을 단련해 달라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은 골 기회가 오면 살려내는 것이 공격수의 역할이다. 측면 공격수지만 A대표팀 주장이자 선배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는 "(손흥민은) 결정력을 보여주며 해결해 준다. 기회가 오면 더 잘 살려야 한다고 본다. 아직 부족하니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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