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파니 에거는 암바에 걸리고 탭을 친 다음 시치미를 뗐다.
▲ 스테파니 에거는 암바에 걸리고 탭을 친 다음 시치미를 뗐다.
▲ 마이라 부에노 실바는 스테파니 에거의 왼팔에 암바를 잡았다가 갑자기 기술을 풀었다.
▲ 마이라 부에노 실바는 스테파니 에거의 왼팔에 암바를 잡았다가 갑자기 기술을 풀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마이라 부에노 실바(30, 브라질)가 암바를 걸었다. 상대 스테파니 에거(33, 스위스)의 왼팔을 깊게 잡았다. 조금만 힘을 더 주면 에거의 팔을 부러뜨릴 수 있었다.

그런데 실바가 갑자기 암바를 풀었다. 크리스 타이오니 레퍼리(Referee)에게 "에거가 탭을 쳤다"고 주장하면서.

케이지 구석에서 일어난 일이라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한 타이오니 레퍼리는 에거에게 물었다. "탭을 쳤는가?" 그런데 에거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묵묵부답이었다.

당황한 실바가 타이오니 레퍼리에게 "그러면 영상을 돌려 보자"고 요청했고, 타이오니 레퍼리는 이를 받아들여 옥타곤 밖 감독관에게 리플레이 영상을 보자고 지시했다.

지난 7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UFC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온 ESPN 40 여자 밴텀급 경기에서 VAR(Video Assistant Referees)이 발동됐다.

VAR은 주(州)마다 다르게 적용되지만, 네바다주에선 심판이 경기를 중단하고 리플레이를 볼 권한이 있다. 

네바다주 규정에 "레퍼리는 경기 중 어떤 시점에서도 잠시 경기를 중단하고 체육위원회 감독관에게 조언을 듣거나 비디오 리플레이를 볼 수 있다.(The referee may, at any time during a contest or exhibition, call a time-out to consult with officials of the Commission or to view replay footage.)"고 명시돼 있다.

실바와 에거, 타이오니 레퍼리까지 3명이 VAR 결과를 기다리는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좀처럼 UFC 옥타곤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에거가 기권하지 않았다고 결론이 나면, 둘은 경기를 재개해야 했다.

▲ 스테파니 에거는 "탭을 쳤냐?"는 질문에 묵묵부답 말을 하지 않았다.
▲ 스테파니 에거는 "탭을 쳤냐?"는 질문에 묵묵부답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에거가 탭을 쳤다고 밝혀졌다. 사각이라 카메라는 에거의 탭을 잡지 못했지만, 저지(Judge) 중 한 명이 "내가 100% 탭 치는 걸 봤다"고 말한 것이 결정적 증언이 됐다. 공식 결과는 실바의 1라운드 1분 17초 암바 서브미션 승.

까딱하면 거짓말쟁이로 몰리고 승리할 기회도 날릴 뻔한 실바는 눈물을 터트렸다. 결과가 발표된 후 엉엉 울었다. 에거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해도 마음이 상했는지 이를 거부했다.

실바는 기자회견에서 "에거는 내 다리에 탭을 쳤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 쳤을 때 풀었다. 제시카-로즈 클락이 암바에 걸려 팔이 부러졌다. 난 에거의 팔을 부러뜨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에거가 탭을 치고도 입을 다물었다. 스테파니 에거! 넌 탭을 쳤어. 심판이 도와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에 많은 어린이들이 있다. 난 인성을 가르친다. 내 어린 제자들이 경기를 봤을 것이다. 승리를 위해 더럽게 싸우는 것보다 인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실바는 지난 4월 중국의 우야난을 판정으로 이긴 것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UFC 전적 4승 1무 2패가 됐다. 에거는 2연승이 끊겼다. UFC 전적 2승 2패가 됐다.

거짓말일 수도, 착각일 수도 있지만 UFC에서 탭을 치고도 안 쳤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아주 가끔 나온다.

2010년 8월 UFC 117에서 차엘 소넨이 앤더슨 실바의 트라이앵글-암바에 탭을 쳤는데, 실바가 암바를 풀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가드패스를 해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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