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축구에 담긴 스포츠과학과 문화, 현장 뒷이야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카타르 현지에서 제공한다. 경기장 안팎의 흥미로운 정보와 풍경을 두루 전해 월드컵을 보다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고자 한다.

현대축구는 '데이터 시대'다. 각 팀이 보유한 정보와 정보가 치열히 경합한다. 지장과 용장, 세계 톱 리그와 하부리그 안 가리고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이다.

지도자 직관에 더는 의존하지 않는다. GPS 센서를 부착한 장비를 통해 그날그날 경기와 훈련 데이터를 축적한다. 선수 활동량과 최고 속도, 활동 반경, 주요 공격 방향 등을 빼곡이 모아 팀 전술과 선발 라인업, 교체 카드를 낙점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0일(한국 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동할 기술연구그룹(TSG) 6인을 발표했다. 아르센 벵거 FIFA 글로벌 개발 디렉터를 수장으로 독일축구의 전설 위르겐 클리스만(58) 콜롬비아 명 골키퍼 파이드 몬드라곤(51)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현역 은퇴 후 대표팀 지도자와 클럽 기술고문, 해설위원 등 다방면에서 역량을 발휘한 클린스만은 "최근 몇 년간 (축구계에) 데이터적 요소가 중시되는 현상을 지켜보는 건 정말 멋진 일이었다"면서 "특히 미국 대표팀을 지휘할 때 미국에 살면서 변화를 실감했다. 야구를 필두로 미식축구, 농구에서 스포츠의 데이터 활용이 두드러졌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는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데이터 도구는 과거에는 사용하지 못하던 것들이다. 감독은 물론 언론인과 축구 팬에게도 영민하게 활용 가능한 지식이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위르겐 클린스만(오른쪽)과 차두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기술연구그룹(TSG)에 선정돼 피치 위 모든 정보를 실시간 분석한다.
▲ 위르겐 클린스만(오른쪽)과 차두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기술연구그룹(TSG)에 선정돼 피치 위 모든 정보를 실시간 분석한다.

TSG는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의 개별 성과와 팀 전체 성과를 모니터링한다. 예컨대 공이 없을 때와 있을 때 움직임, 돌파와 압박 횟수 등 모든 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한다.

올해 FIFA 공식 추천업체를 뜻하는 FPP(FIFA Prefered Provider)에 선정돼 화제를 모은 국내 축구과학기업 '핏투게더' 역할도 TSG와 흡사하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FIFA 주관 테스트에 연이어 입선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핏투게더는 정교한 트래킹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 리그와 유소년 팀에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김현성 핏투게더 데이터사이언스팀장은 "측위 기술 발달로 대량의 스포츠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지면서 '축구 분석'의 영역이 훨씬 넓어졌다"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 피지컬을 관리하고 경기 퍼포먼스를 평가하며 전술적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지게 된 것"이라며 TSG를 비롯한 최근 축구계에 부는 일련의 '데이터 바람' 배경을 설명했다.

윤진성 핏투게더 대표는 "데이터를 중시하는 물결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현역 프로 선수나 프로를 준비하는 엘리트 체육인은 물론 일반인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스포츠 데이터 생태계의 성장 잠재성을 예견했다.

TSG는 경기당 1만5000개 데이터를 수집해 피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축구적 통찰'을 제공한다. 벵거 디렉터 표현을 빌리자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엔지니어가 축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클린스만 역시 공감했다. "주어진 데이터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데이터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데이터 전문가에게 어떤 통찰을 제공받을 수 있을지 매우 기대된다. FIFA는 별도 웹사이트를 개설해 전 세계 팬과 언론, 지도자가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내가 감독 출신인 만큼) 코치들이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월드컵특별취재팀 정형근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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