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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믿었던 전의산 대포쇼… 선발 호투에 루키 활약까지, 이숭용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작성일: 2024.02.28 20:49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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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유감없이 과시한 전의산 ⓒSSG랜더스
▲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유감없이 과시한 전의산 ⓒSSG랜더스
▲ 2이닝 무실점에 최고 147km를 기록하며 호투한 오원석 ⓒSSG랜더스
▲ 2이닝 무실점에 최고 147km를 기록하며 호투한 오원석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숭용 SSG 감독은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플로리다 1차 캠프 당시 팀 주전 1루수를 놓고 전의산(24)과 고명준(22)의 경쟁 구도를 예고했다. 시범경기까지 경쟁을 붙여놓고, 두 선수 중 더 나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선수에게 주전 1루수 자리를 주겠다는 심산이었다. 두 선수 모두가 1군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말 그대로 승자 독식 게임이었다. 한 선수는 주전 1루수, 한 선수는 2군행을 공산이 컸다.

이 감독은 두 선수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했다. 1차 플로리다 캠프가 끝나가는 시점까지도 “모르겠다. 노코멘트다”고 웃었다. 1차 캠프 당시의 타격감 자체는 고명준이 조금 더 좋았다. 하체를 잘 잡아놓는 타격폼으로 바꿨고, 이에 타구에 힘이 실리면서 캠프 내내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 감독도 고명준의 성장세를 즐거워하고 또 칭찬했다. 하지만 전의산에 대한 기대감을 미뤄두지 않았다. 전의산도 타격폼 수정 이후 점차 좋아지는 단계였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더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전의산도 의욕적으로 달라붙었다. 사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입대가 예정되어 있었던 전의산이다. 1군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일단 군 문제를 해결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입대를 코앞에 둔 시점, “1년 더 해보자”는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여 입대를 연기하고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 합류했다. 입대 전이나 운동량과 컨디션이 떨어져 있었지만 ‘다시 해보자’는 의욕 속에 열심히 훈련을 했다.

그런 전의산은 플로리다 캠프에서 예전의 기분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 이상 주눅이 들어있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 있게 말을 했다. 이숭용 감독과 면담 자리에서도 “주전 1루수가 될 것”이라고 당당하게 공언해 이 감독을 흐뭇하게 하기도 했다. 전의산은 “타격폼을 많이 바꿨다. 겉에서 볼 때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큰 차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아직 오락가락하기는 하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기대를 접지 않았다.

그런 전의산은 28일 대만 타이난 시립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 퉁이 라이온스와 연습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대활약했다. 1차 캠프 당시 자체 연습경기에서 타격이 오락가락했던 전의산은 27일 퉁이와 연습 경기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28일은 달랐다. 2회 삼진, 3회 중견수 뜬공, 4회 삼진을 당하며 이날도 소득 없이 경기를 끝내는 가 했지만 경기 후반 대포를 펑펑 터뜨리며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했다.

전의산은 6회 우중월 홈런을 친 것에 이어 8회에도 우중월 대형 아치를 그리며 팀의 경기 막판 공격을 주도했다. 이날 5타수 2안타(2홈런) 2타점을 기록하면서 기분 전환을 했다. 타격이 잘 되지 않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타격폼에 매달린 성과가 이날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 감독 또한 경기 후 “타자 쪽에서는 의산이가 2홈런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수훈 선수로 뽑았다.

전의산은 경기 후 “어제 경기까지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과정이 좋았다고 생각해서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움츠려들기 일쑤였던 이 거포 유망주가 서서히 자신이 힘을 믿어가고 있다는 게 2홈런보다 더 중요한 요소였다. 전의산은 “마침 오늘 결과가 좋아 만족하고, 미국에서부터 준비한 것들이 실전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져 기분이 좋다”고 성과를 짚었다.

▲ 두 차례 출루에 2개의 도루까지 성공하며 리드오프 몫을 한 최지훈 ⓒSSG랜더스
▲ 두 차례 출루에 2개의 도루까지 성공하며 리드오프 몫을 한 최지훈 ⓒSSG랜더스
▲ 실점은 있었으나 경기 내용은 좋았다는 평가를 받은 박종훈 ⓒSSG랜더스
▲ 실점은 있었으나 경기 내용은 좋았다는 평가를 받은 박종훈 ⓒSSG랜더스

이어 전의산은 “항상 처음 1군 왔을 때부터 아직 내 자리는 아니고, 경쟁을 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고명준 선수를 비롯해 1루 경쟁자들이 모두 잘했으면 좋겠고, 사실 욕심은 난다”면서 “앞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잊지 않고 타석이나 수비에서 이 좋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지금까지 해왔던 단계를 차분하게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선발 후보들 잘 던졌다… 로테이션 경쟁 더 치열해진다

이날 SSG의 연습 경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올해 선발 로테이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언더핸드 박종훈과 좌완 오원석이 나란히 출전한 것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에이스 김광현과 두 외국인 선수(로에니스 엘리아스‧로버트 더거)까지는 로테이션 진입을 확정했다.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박종훈 오원석, 그리고 2년차 신예 송영진이 경쟁하는 구도다. 세 선수 모두 각기 나름의 장점이 있어 고르기 어렵다. 그래서 이 감독은 1+1은 물론 1+2까지 구상을 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캠프까지 가장 앞서 있었던 선수는 이날 선발로 나간 박종훈이었다. 이 감독은 캠프 결산 인터뷰에서 현재 박종훈의 구위 상승세가 가장 괄목할 만하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 최근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던 박종훈은 가장 좋을 때로 돌아가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 지금까지는 힘을 붙이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증량이 됐지만,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최종적으로 판단했다. 감량 이후 공을 놓는 위치로 낮아지고 커브의 각도 돌아오고 있다는 게 박종훈의 만족감이었다. 구단 관계자들도 “커브의 각은 물론 패스트볼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이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종훈이 가장 좋을 때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이날 박종훈은 2이닝 동안 47개의 공을 던졌다. 안타 3개와 4사구 1개, 3탈삼진 2실점했다. 결과는 나빠 보일 수도 있지만 실책성 플레이가 빌미가 된 실점이었다는 게 SSG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공 자체는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감독 또한 “종훈이도 수비 실책이 동반돼 실점했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뚜렷한 구속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오원석도 그 흐름을 이어 가며 호투했다. 박종훈에 이어 3회 마운드에 오른 오원석은 이날 2이닝 동안 30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미 플로리다 자체 연습경기에서 최고 시속 146㎞의 공을 던져 작년 이맘때보다 훨씬 더 빠른 공을 던진 오원석은 이날도 최저 142㎞, 최고 147㎞의 공을 던지며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이맘때 최고 구속이 올해는 최저 구속이 된 것이다. 이 감독은 “투수 쪽에서도 원석이가 좋은 투구를 보였다”고 흡족하게 바라봤다.

오원석은 경기 후 “오랜만에 실전경기에 출전하게 되어 긴장도 됐지만, 투구를 잘 마쳐 기분 좋다. 대만 타자들을 상대로 미국 캠프 때 연습한 구종들을 시도했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많아서 앞으로 더 보완하려고 한다”면서 “그래도 캠프 때부터 체인지업을 연습하고 있는데 타자 반응도 볼 수 있었고, 내 구위도 점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남은 캠프 기간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향후 과제를 짚었다.

오원석은 이번 캠프에서 체인지업의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가다듬고 있다. 지난해 자신이 좋지 않았을 때 경기를 보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의존도가 너무 컸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변화다. 체인지업 구사 비중을 더 높이려면 구종에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많이 던져보며 가다듬고 있다. 여기에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변화구를 던질 때의 팔 스윙이 달랐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 또한 많은 연습으로 보완을 한 상태다.

▲ 이틀 연속 승리를 거둔 SSG ⓒSSG랜더스
▲ 이틀 연속 승리를 거둔 SSG ⓒSSG랜더스
▲ 1군 합류 이후 연일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박지환 ⓒSSG랜더스
▲ 1군 합류 이후 연일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박지환 ⓒSSG랜더스

오원석 이후 투수들도 무실점 릴레이로 팀의 12-3 대승에 기틀을 놨다. 신헌민(최고 143㎞)이 1이닝 무실점, 노경은(최고 146㎞)이 1이닝 무실점, 고효준(최고 143㎞)이 1이닝 무실점, 박민호(최고 138㎞)가 1이닝 비자책 1실점, 마지막 주자인 마무리 문승원(최고 145㎞)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불펜 투수 5명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합작했다. 

SSG는 마운드의 안정은 물론 경기 초‧중반부터 활발하게 터진 타선을 묶어 12-3으로 낙승했다. SSG는 2회 2사 후 안상현의 몸에 맞는 공, 김민식의 우전 안타에 이어 박지환이 적시 3루타를 때려 선취점을 얻었다. 이어 최지훈의 볼넷, 고명준과 에레디아의 안타로 2회에만 4점을 뽑고 기선을 제압했다.

4회에는 선두 최지훈의 안타에 이어 에레디아가 적시 2루타를 때려 1점을 보탰다. 6회에는 박지환 오태곤의 안타, 고명준의 볼넷으로 만든 기회에서 하재훈이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우중간 3루타를 쳐 추격권에서 벗어났고 전의산의 홈런까지 나오면서 10-2로 달아났다. 전의산은 8회에도 장쾌한 홈런을 쳐 내며 경기 막판을 주도했다.

이날 SSG 타선은 전의산이 2홈런, 에레디아가 3안타, 하재훈이 4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오태곤이 2안타를 기록했고 신인으로 대만 캠프부터 1군에 합류한 박지환이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전날에 이어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최지훈은 1안타 1볼넷 2도루로 상승세를 이어 갔고, 정현승이 1안타 1타점, 안상현이 2출루, 김찬형 김태윤 김민식 박성한도 각각 안타 하나씩을 추가했다.  

이숭용 감독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공격, 주루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좋은 경기를 보였다. 선수들이 적극적인 타격과 공격적인 주루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타격 및 주루파트에서 잘 리딩하고 있다. 수비에서는 좀 더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전반적으로 두 경기에서 우리가 캠프에서 준비했던 모습들이 잘 나와 고무적이다. 지금의 분위기를 잘 이어 가겠다”고 선수단을 칭찬했다.

SSG는 3월 1일 푸방과 연습경기를 치는 등 앞으로 대만 프로구단과 총 네 차례의 연습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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