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곽혜미 기자
▲ 유승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방이동, 정형근, 배정호 기자]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도전하는 유승민 후보의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서 스포츠 행정가로 변신한 그는 “체육 현장의 고충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새로운 변화를 약속했다.

2019년, 37살의 나이에 대한탁구협회장에 오른 유승민 후보는 선수와 지도자, 행정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35년 동안 체육 현장에서 얻은 경험으로 행복한 체육계를 만들겠다. 탁구협회장을 맡으면서 많은 선배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대한체육회장) 직위에서 오는 부담감보다 체육계를 위한 책임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선거 막판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서는 “해명할 가치가 없는 일”이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사실 관계는 바로 잡을 것이지만, 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가 조급함을 드러내는 것 같다”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스포티비뉴스와 9일 서울 송파구에서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유승민 후보는 ‘현장이 행복해야 체육에 미래가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체육인에게 희망을 주는 체육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유승민 ⓒ곽혜미 기자
▲ 유승민 ⓒ곽혜미 기자

 

다음은 유승민 후보와 일문일답. 

-최근 체육인을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주로 듣나?

“주로 체육 현장의 현실적인 문제를 얘기한다. 많은 체육인들이 미래와 희망을 찾기 힘들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되는 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아직 현장은 너무 정체돼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나도 공감한다. 리더십의 변화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약은 무엇인가?

“모든 공약이 중요하다. 체육은 방대한 분야가 있다. 후보자 등록 이전에는 학교 체육 위주로 이야기했지만, 이후에는 지방 체육, 생활 체육, 심판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했다. 체육회장은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다른 후보들은 국가스포츠위원회나 스포츠청 설립이 필요하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대한 입장은?

“국가스포츠위원회와 스포츠청 다 좋다. 오히려 체육부가 나을 수 있다.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런데 현장에서 신음하고 있는데 큰 그림만 보고 정책을 펼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장의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런 기구 설립이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 현장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안정적인 기반 위에 스포츠청이나 위원회를 논의해야 한다.”

-체육 현장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무엇인가?

“결국 고용 안정과 미래 희망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지도자들은 장기적인 비전 없이 일하고 있어 불안해한다. 지도자도 1년 일하고 나면 다음 해가 기대되고, 더 좋은 선수를 키울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헌신에 대한 보상도 이뤄지고, 5년 후에는 급여가 어느 수준이 되는지 이러한 미래 계획을 세워야 인생 설계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지도자들은 그런 게 전혀 없다.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지도자가 체육계를 떠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문제를 중앙에서 잡아줘야 한다.”

-지난해는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올바른 관계 설정에 대한 생각은?

“항상 수평적 관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체부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써야 한다. 강성 일변도가 아닌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스포츠 기술에는 공격도 있고 수비도 있다. 이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리더가 가져야할 덕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유승민 후보의 주요 공약
▲ 지방체육회 및 종목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 선수 & 지도자 케어 시스템 도입 
▲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 글로벌 중심 K-스포츠 
▲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

-공약 중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이 가장 눈에 띈다. 구체적 방안이 있나?

“기업 후원 혜택을 대폭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대한체육회가 보유한 플랫폼이나 대회를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특히 스폰서십은 직접 챙기겠다. 체육회장이 직접 기업을 찾아가 PT를 하고, 스폰서십을 유치해야 한다. 사실 기업에서는 돈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기 때문에 망설이는 데 목적을 정해두면 괜찮다. 최소 1년에 200억 원 이상의 스폰서십을 유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기업과 소통에서 진심과 진정성이 통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학교 체육 활성화 방안은?

“학교 체육은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해 아이들이 운동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을 때 전문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 또 계속 얘기하지만 학교에서 스포츠 활동은 무조건 의무적으로 하루 1시간 이상 해야 한다. 일반 학생들도 사설 클럽이 아니라 학교 내에서 운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 내에서 구조를 만들면 지도자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진다.”

“학부모 입장에서 어떤 학교에서 골프, 농구처럼 특정 종목을 의무적으로 배운다고 하면 그 학교에 보내려고 할 것이다. 전문 선수가 아니더라도 졸업할 때가 되면 특기가 생기는 셈이다. 지방 체육회와 경기 단체도 관여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예산 부분도 해결되고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  

▲ 유승민 ⓒ곽혜미 기자
▲ 유승민 ⓒ곽혜미 기자

 

-선거 막판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체육회장 선거 정책토론회에서 일부 후보가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후원금 페이백과 국가대표 선수 바꿔치기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선거판에 들어왔다. 그런데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지도 않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보고, 상대 후보 측이 좀 다급한가하는 생각이 든다.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단일화를 하자고 하는데, 도덕적인 흠결이 있는데 왜 나와 단일화를 하고, 양보를 해달라고 하나? 이해가 되나. 양보를 하면 덮고, 양보를 안 하니 의혹 제기를 하는 것인가. 너무 깜짝 놀랐다.”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양보’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인가.

“주요 후보 2명을 각각 따로 만났다. 단일화를 하려면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거나, 최소한 가위바위보라도 해서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런데 두 후보는 이를 반대하고, 먼저 ‘양보’를 말했다. 한국 사회는 아직 ‘나이’가 중요하다면서 대승적으로 양보해달라고만 했다. 때가 되면 모든 사실이 밝히는 날이 올 것이다.”

-나이가 어리다는 지적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내가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개선하면 되지만 나이는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 오히려 젊음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체육계가 변화하려면 나이에 얽매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은 오히려 나이 많은 분들이 더 격려해 주신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지만 어른 공경할 줄도 알고 진취적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이제 선거 막판이라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해명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이 들지만 사실 관계는 바로잡아야 한다. 탁구협회장 하면서 1원 한 푼 받은 적 없다. 협회의 법인카드 쓴 적도 없고, 출장도 다 내 돈으로 갔다. 행정적으로 착오가 있으면 책임지고 개선하면 된다. 그런데 ‘선수 바꿔치기’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쓰는 것은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한테도 속죄해야 할 일이다.”

“선거를 앞두고 명확한 정책과 비전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고, 네거티브 공방을 벌인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후보자가 되다 보니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과정 없이 결과도 없다. 과정에서 요행을 바라면 좋은 결과는 얻을 수 없다. 그런 전략은 100% 실패한다.”

-스스로 더 단단해지고 있는 계기가 되고 있나?

“당연하다. 인생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다. 주변에서 신경 쓰지 말고, 사실이 아니니까 마지막까지 정진하라고 격려해 주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대한체육회장이 된다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체육회의 체질 개선이 최우선 과제이다. 더 역동적이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모시켜 체육인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하겠다. 진짜 구조를 싹 바꿔야 한다. 공정성과 투명성은 기본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하는데, 이를 계속 강조한다. 결국 현장이 행복해야 미래가 보인다. 선수시절부터 35년간 이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한 체육계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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