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 내야수 보강을 원하는 팀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김하성은 매일 해당 팀들과 루머를 뿌리고 있다
▲ 중앙 내야수 보강을 원하는 팀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김하성은 매일 해당 팀들과 루머를 뿌리고 있다
▲ 김하성은 유격수와 2루수, 3루수를 모두 볼 수 있고 시애틀은 그런 유형의 선수가 절실한 팀 중 하나다
▲ 김하성은 유격수와 2루수, 3루수를 모두 볼 수 있고 시애틀은 그런 유형의 선수가 절실한 팀 중 하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애틀은 2024년 85승77패(.525)를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렸지만 결국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탈락하며 다시 고배를 마셨다.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결과는 결과였다. 

오프시즌은 시원치 않다. 보통 이 정도 아쉬움을 남겼다면 다음 오프시즌에 더 적극적인 보강에 나서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애틀은 오프시즌에서 몸을 사리고 있다. 재정적인 여건이 녹록치 않다. 현지 언론에서도 당장 큰돈을 쓰기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지구 선두 경쟁에 나설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갖췄을 때 돈을 써야 한다는 논조를 보이고 있다.

그래도 꼭 메워야 하는 지점이 있다면 야수진, 그중에서도 내야다. 지난해 시애틀의 팀 타율은 간신히 리그 꼴찌를 면하는 데 그쳤고, 내야수들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보완의 필요성을 남겼다. 그런 가운데 대형 지출이 어려웠던 시애틀이 눈여겨봤던 선수가 바로 김혜성(26·LA 다저스)이었다. 시애틀이 김혜성에 미련을 보였다는 것은, 팀이 중앙 내야수 보강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시애틀은 2024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고척스카이돔에 가장 자주 스카우트를 파견한 팀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실제 입찰까지 들어갔다. 하지만 팀 자체로도 경쟁 팀에 비해 매력이 떨어지는 시애틀은, 금액적인 측면에서도 두 손가락 안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김혜성 영입에 실패한 시애틀은 이제 다른 내야수로 눈을 돌릴 전망이다.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 기존 팀 내야수보다는 나은 선수를 찾아야 한다. 

그런 시애틀에게 자유계약선수(FA) 김하성은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김하성이 2023년 골드글러브 수상 직후 예상처럼 총액 1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선수라면 일찌감치 시애틀은 발을 뺏을 것이다. 하지만 김하성은 2024년 시즌 막판 주루 플레이를 하다 오른 어깨를 다쳤고,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채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재활 중이다. 개막전 출전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선수 측도 인정한다. 그래서 시장의 반응이 신중하고, 이 신중한 반응은 시애틀에게도 문을 열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김하성의 어깨가 멀쩡한 것을, 그것도 실전에서 확인하기 전에는 대형 계약을 제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눈치 싸움이 이어지는 이유다. 만약 김하성이 단기 계약을 하고 건재를 과시한 뒤 다시 FA 시장에 나간다는 전략으로 선회한다면 시애틀에게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시애틀은 현재 돈을 쓸 타이밍이 아니고, 김하성은 그 타이밍까지 완벽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클러치 포인트’ 또한 이런 시애틀의 사정을 다루면서 김하성이 팀에 완벽한 조합이 될 수 있다고 강력 후천했다. ‘클러치 포인트’는 13일(한국시간) “시애틀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대형 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면서 “매리너스는 라인업을 채우기 위해 내야수가 필요하다. 호르헤 폴랑코가 새 팀을 찾았고, 타이 프랜스가 시즌 중 양도지명되는 등 구멍이 뚫려 있다. 게다가 시애틀은 지난해 팀 타율이 뒤에서 두 번째였기에 영입 과정에서 단단한 타자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만약 김하성이 단년 계약 후 다음 FA 시장에서 대박을 노려보기로 한다면, 시애틀을 비롯한 여러 팀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 만약 김하성이 단년 계약 후 다음 FA 시장에서 대박을 노려보기로 한다면, 시애틀을 비롯한 여러 팀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클러치 포인트’는 김하성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추천했다. ‘클러치 포인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단단한 시즌을 보낸 김하성은 새로운 소속팀이 필요하다. 매리너스에는 JP 크로포드라는 유격수가 있지만 김하성은 2루수 또는 3루수로도 뛸 수 있다”면서 “김하성은 파드리스에서 견고한 타자로 활약해 왔지만 평균 이상은 아니다. 하지만 김하성의 수비력과 단단한 타격 덕에 다른 내야수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클러치 포인트’ “디 애슬레틱은 그의 계약 기간을 2년 3600만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향후 2년 내에 (팀 내 선수들의) 많은 계약이 만료되는 매리너스에게 매우 알맞은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매체는 “김하성이 그들을 단번에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는 그것을 향한 그룹의 일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시애틀은 2루와 3루, 심지어 유격수까지 확고한 라인업이 갖춰졌다고 볼 수는 없다. 그나마 JP 크로포드가 유격수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크로포드 또한 지난해 타격 성적이 크게 처지며 고전했다. 크로포드는 지난해 105경기에서 타율 0.202, 출루율 0.304, OPS(출루율+장타율) 0.625에 그쳤다. 또 하나의 내야수인 딜런 무어가 2루 혹은 3루 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도 남은 한 자리가 문제다. 김하성은 2루, 유격수, 3루를 모두 볼 수 있다. 시애틀에 굉장한 전략 유연성을 제공한다.

다만 시애틀이 김하성에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뜻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애틀이 김하성 영입의 가시 거리에 들어간다는 것은 김하성이 사실상의 FA 재수를 선택했을 때다. 김하성이 단년 계약을 원한다고 하면 영입할 팀은 줄을 서 있다. 김혜성을 영입한 LA 다저스가 빠져 나가기는 했지만, 중앙 내야가 급한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애틀랜타 브레이브가 연일 김하성과 연계되고 있다. 김하성이 FA 재수를 택하면 당장 원 소속 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복귀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시애틀에 비해 재정적인 여건이 모두 좋은 팀이라 100만 달러라도 더 제안할 수 있고, 또 우승과 가까이 있는 팀이다. 시애틀보다 더 매력적인 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김하성의 거취가 당장 결정될 것이라는 조짐은 아직 없는 가운데, 김하성의 이적설 전국 일주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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