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복귀 후 3년 차를 맞이하는 양의지는 올해는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 복귀의 이유를 증명한다는 각오다 ⓒ두산베어스
▲ 두산 복귀 후 3년 차를 맞이하는 양의지는 올해는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 복귀의 이유를 증명한다는 각오다 ⓒ두산베어스
▲ 올해 팀의 주장을 맡은 양의지는 정상 복귀를 위해 솔선수범해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두산베어스
▲ 올해 팀의 주장을 맡은 양의지는 정상 복귀를 위해 솔선수범해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두산베어스

[스포티비뉴스=블랙타운(호주), 김태우 기자] 두산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온 KBO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38)에 공을 들인 끝에 다시 팀 유니폼을 입혔다. 4+2년 총액 152억 원, 총액 기준으로 따지면 역대 최고 금액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이 움직임을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두산의 왕조를 이끈 간판스타 중 하나인 양의지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다. 팀의 핵심 선수를 놓친 아픔을 가지고 있었던 두산은 4년이 지나 양의지를 다시 영입하며 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편으로 양의지의 계약 기간 중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하나의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이른바 ‘양의지의 시간’이 버틸 때, 왕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양의지는 ‘우승 청부사’였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아직 두산은 당시 세웠던 구상을 이뤄내지 못했다. 2023년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2024년에는 외국인 투수들의 줄부상이라는 큰 악재 속에서도 버티며 정규시즌 4위를 기록했으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제도 도입 이후 첫 업셋의 악몽을 뒤집어썼다. 모두가 허탈함 속에 시즌을 마쳤다. 충격도 적지 않았다.

베테랑 선수들은 계속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양의지의 시간 또한 계속 지나가고 있다. 당사자인 양의지도 그런 부분을 의식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양의지는 이에 대해 “압박감을 받는 것이 있다”면서 “어쨌든 나를 복귀시킨 것은 우승을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느 정도 부담감은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어쩌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당면과제다.

보장 4년 계약 중 절반이 지나간 지금, 지난 2년이 더 아쉽게 느껴지는 양의지다. 양의지는 “그 부담 속에서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고 싶지만 쉽지는 않은 것”이라면서 “내가 얼마만큼 팀을 잘 이끌어서 한 마음 한 뜻으로 시즌을 치러 우승을 하느냐가 문제다. 내가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좀 더 나서서, 좀 더 경기에서 잘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조금 많이 가지고 있다”고 돌아봤다. 양의지 또한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경기력 유지가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느낄 법도 하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그 시간에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서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올해 팀 주장을 맡은 만큼 더 의욕적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양의지는 “올해 주장을 하면서 내가 좀 더 잘하는 모습과 리더로서 잘 이끌어가는 모습을 선수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형들을 믿고 동생들이 그라운드에서 진짜 미친 듯이 날아다녔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다행히 어리고 젊은 선수들의 패기는 호주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를 확인한 양의지의 자신감도 샘솟는다. 양의지는 “예전보다 어린 친구들이 와서 분위기가 조금 더 밝은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 주고, 파이팅도 많다.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캠프 기간 동안 없었던 것 같다. 너무 잘해주고 있고 부상도 없고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두산 양의지 ⓒ두산베어스
▲ 두산 양의지 ⓒ두산베어스

묻어가는 위치가 아닌,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선수 스스로도 단단한 각오 속에 이번 캠프를 진행 중이다. 양의지는 2020년 130경기, 2021년 141경기, 2022년 130경기에 나섰다. 포수지만 지명타자로도 대단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 포수로서도, 지명타자로서도 자기 몫을 충실히 해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19경기로 경기 수가 줄었다. 포수 수비 이닝도 그와 비례해 줄었다. 올해는 그 내리막을 끊겠다는 각오 속에 비시즌에 더 열중했다.

양의지는 “내 몸을 잘 챙겨서 건강하게 시즌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특별한 것 없이 캠프를 소화하고 있어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면서 “조금 아쉬운 점은 있지만 계속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안 좋을 때가 있으면 반성도 하고 또 시즌을 잘 할 수 있게 생각도 하는 흐름이다. 작년은 작년이고 올해 좋은 기운으로 좋은 시즌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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