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아바쿠모바와 이혁렬 회장 ⓒ대한바이애슬론연맹
11일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아바쿠모바와 이혁렬 회장 ⓒ대한바이애슬론연맹

[스포티비뉴스=하얼빈(중국), 정형근, 배정호 기자]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 아바쿠모바가 한국 바이애슬론에 사상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아바쿠모바는 11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대회 여자 7.5㎞ 스프린트 경기에서 22분 45초 4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금메달을 확정한 아바쿠모바는 대한바이애슬론연맹 이혁렬 회장에게 곧바로 달려갔다. 이 회장을 끌어안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아바쿠모바는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11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이혁렬 회장은 “아바쿠모바 선수가 대단한 성과를 냈다. 한국 바이애슬론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동안의 지원이 결실을 맺었다. 아바쿠모바 선수뿐 아니라 한국에는 메달 권에 진입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국민들이 바이애슬론 종목에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은 ‘빙상 강국’ 한국에서 불모지와 같은 종목이었다. 아바쿠모바가 첫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까지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은 2003 아오모리 대회 남자 계주에서 따낸 은메달이었다. 역대 겨울 아시안게임을 통틀어 은 1개, 동메달 5개가 전부였다.

아바쿠모바 ⓒ연합뉴스
아바쿠모바 ⓒ연합뉴스

4년 전 대한바이애슬론연맹에 이혁렬 회장이 취임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이 회장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 되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국제 대회 출전부터 선수 의류와 훈련, 연맹 재정 등을 모두 사비로 지원했다. 꾸준한 지원의 결실은 4년 만에 하얼빈에서 맺어졌다.

이 회장은 “바이애슬론은 저변 확대가 필요한 종목이다. 사실 국가에서 지원해 줘야 하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아직 제대로 된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 내가 지원하지 않으면, 선수들의 기량 향상도 더딜 수밖에 없다. 한국 바이애슬론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애슬론은 유럽에서 동계 종목의 ‘꽃’으로 불린다. 북유럽이나 북미에서는 굉장히 인기 있고, 전 국민이 열광하는 스포츠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 바이애슬론의 매력을 많은 국민들도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바이애슬론 저변 확대를 위해 대학 특기생 모집과 실업팀 창단이 필수적이라고 바라봤다. 사격의 경우 ‘전자 총’ 지급이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국내는 아직 선수 풀이 넓지 않다. 바이애슬론은 신체적인 조건이 뛰어나고, 사격을 잘하는 선수가 유리하다. 한국 선수들은 유럽에 비해 신체 조건이 불리해도 사격에서는 분명한 강점이 있다. 대학과 실업팀 창단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선수 수급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사격 같은 경우 총기 규제가 있다. 현재 화약총은 환경 문제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그래서 전자총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이다. 초등부부터 성인까지 전자총을 사용하는데, 한국은 아직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다. 전자총 하나로 6~7명이 사용해야 한다. 전자총도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개인용으로 지급해서 꾸준히 연습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예산 문제”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바이애슬론 대표팀은 13일 추가 메달을 노린다. 여자 4×6㎞ 계주와 남자 4×7.5㎞ 계주 경기가 열린다. 

이 회장은 “하얼빈 계주에서 추가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동계 올림픽에서 기대되는 한국 선수들도 많다. 올림픽에서 메달 권에 들기 위해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과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내년 밀라노에서도 메달을 딸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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