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148억 사나이가 슈퍼 유틸리티 각오라니… 팀 위한 헌신, 역대급 ‘메기 효과’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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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질롱(호주), 김태우 기자] kt는 2025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내부 FA로 시장에 나온 심우준 엄상백을 차례로 잃었다. 모두 한화와 계약하고 팀을 떠났다. 특히 심우준의 경우는 한화와 금액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허탈했다.
전력 약화가 불 보듯 뻔했다. 심우준은 팀의 주전 유격수였다. 수비와 주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이강철 kt 감독의 전술 운영에서 핵심적인 선수였다. 엄상백은 2022년 11승, 지난해 13승을 거둔 팀 로테이션의 핵심 선수 중 하나였다. 팀 내야 사령관과 10승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가 동시에 빠져 나갔다.
정신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던 kt는 대안을 찾아 나섰다. SSG와 트레이드를 벌여 좌완 선발감인 오원석을 영입했다. 지난해 팀의 필승조로 활약한 김민을 내주기는 했지만 선발 보강이 더 급했다. FA 시장에 나온 3루수 허경민과도 계약을 하며 일단 내야 한 자리를 채웠다. 허경민은 심우준을 대체하는 유격수는 아니지만, 안정된 수비력과 타격 능력을 갖춘 국가대표팀 출신 선수다. kt는 원래 유격수 출신인 김상수의 포지션을 바꿔 심우준의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탄을 맞은 선수가 있다. 바로 오랜 기간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한 베테랑 황재균(38)이다. 황재균은 오랜 기간 3루수로 뛰었던 선수다. 2018년 kt에 입단한 이래, kt의 핫코너에 황재균이 아닌 다른 선수가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사고였다. 황재균은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자리를 지키며 팀이 강호로 도약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벌써 1군 통산 2088경기에 뛴 베테랑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허경민이 들어오면서 자리가 애매해졌다. 황재균이 지난해 137경기에서 타율 0.260, 13홈런, 58타점으로 부진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허경민의 수비력이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허경민이 주전 3루수로 낙점된 가운데, 황재균이 갈 수 있는 포지션은 한정적이었다. 1루 혹은 지명타자다. 그러나 1루에도 문상철 오재일이 있다. 지명타자 자리는 아무래도 강백호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백호는 포수로 훈련하고 있지만 장성우라는 주전 포수가 있다. 지금 현재 kt의 뎁스차트에서 황재균은 백업에 가깝다.
베테랑으로서 심기가 불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슈퍼스타 출신이다. 두 차례의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에서 8년 총액 148억 원을 번 선수다. 부와 명예를 모두 가졌다. 하지만 황재균은 이런 상황에 낙담하거나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더 최선을 다해 캠프를 질주하고 있다. 호주 질롱에서 열리는 1차 캠프에서는 외야 글러브까지 끼고 외야수로 훈련을 한다. 내야수와 외야수 수비 훈련 비중은 얼추 비슷하게 맞춰지고 있다. 어느 상황에서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한 점도 있었지만 이제는 나름대로 그림이 보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베테랑의 헌신을 보는 구단 관계자들의 시선은 흐뭇하다. 여기에 황재균이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경쟁 구도를 만들어주는 효과가 대단하다는 게 내부 평가다. 메기 효과다. 사실 허경민도, 1루를 보는 문상철 오재일도, 그리고 코너 외야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선수들 모두가 황재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개막전을 주전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언제든지 황재균이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위협에 떨어야 한다. 코너 내야, 코너 외야 경쟁을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
kt로서는 황재균이 내·외야를 모두 잘 소화한다면 전력에 큰 도움이 된다. 선수들의 휴식 시간을 짜기 용이하고, 상대 선발 유형에 맞춤형 전략을 짤 수 있다. 외야 한 자리가 아직 고민이기도 하고, 시즌을 치르다보면 여러 자리에서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황재균이 맥가이버 칼이 되어 준다면 리그 최강의 슈퍼 유틸리티 선수 탄생도 기대할 만하다. 다가오는 멜버른과 두 차례 연습경기, 그리고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황재균의 쓰임새로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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