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5233억 슈퍼스타, 왜 김혜성에 ‘어썸’ 극찬한 줄 알겠네… '0점'에서 '100점'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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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26·LA 다저스)은 한 달의 포스팅 기간을 확 채우는 등 장고를 거듭한 끝에 LA 다저스의 손을 잡았다. 사실 더 안정적인 출전 시간을 원했다면 다른 팀의 손을 잡았어도 됐지만, 김혜성은 “어차피 어디에 가든 경쟁해야 한다”면서 다저스를 선택했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슈퍼스타가 넘쳐 나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팀이다. 김혜성의 3년간 보장 연봉 이상을 올해 한 해에만 받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메이저리그와 미국에서 첫 시즌을 보내는 김혜성이 다저스 클럽하우스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팀의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하기 전 미리 훈련 시설을 찾은 김혜성은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아시아에서 온 선수이자, 김혜성과 같은 에이전시(CAA)인 오타니 쇼헤이가 김혜성과 자주 대화를 하며 긴장을 풀어줬다. 정식 훈련에 들어가자 김혜성과 붙어 다니는 내야수들이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김혜성의 적응을 돕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 중 하나인 무키 베츠(33)가 대표적이다.
베츠는 보스턴 소속이었던 2018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수상한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올스타에만 8번 선정됐고, 6번의 골드글러브와 7번의 실버슬러거도 훈장처럼 차고 있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6500만 달러(약 5233억 원)에 계약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 베츠는 올해 팀의 주전 유격수로 낙점됐고, 김혜성과 키스톤 콤비를 이룰 가능성도 높다. 베츠는 김혜성의 훈련을 돕는 동시에 격려로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베츠의 눈에 김혜성은 뛰어난 기량과 잠재력을 가진 선수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베츠는 ‘다저블루’ 등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혜성에 대해 “그는 정말 뛰어난(great) 선수다. 아주 멋진(awesome) 선수”라면서 “그는 분명히 야구를 사랑하는 선수다. 선수들과도 잘 어울린다. 내 생각에 그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츠는 김혜성이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에 “여러분 모두 그렇게 보셨지 않나”라고 자신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말하며 “우리는 그가 편안하게 지내고, 또 다저스의 일원으로 뛰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바랄 뿐”이라고 다저스 팀 적응을 돕겠다고 발벗고 나섰다.
이어 베츠는 그런 자신의 도움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베츠는 “내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이다. 나는 오랫동안 이곳에 있었고, 내 경력에서 내 위치를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당연히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위치이며 그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츠는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김혜성의 편안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를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결국 그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동료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이제 다저스 유니폼이 점차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 있는 김혜성은 21일(한국시간) 올해 스프링트레이닝 시범경기 첫 출전을 했다. 일본 도쿄에서 시즌 개막전을 치러야 해 다른 팀보다 준비가 빨라야 하는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가 21일 맞붙었다. 이날 다저스는 무키 베츠(유격수)-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에디 로사리오(좌익수)-데이비드 보트(1루수)-헌터 페두치아(포수)-김혜성(2루수)-달튼 러싱(지명타자) 순으로 타순을 짰다. 베스트 멤버는 아니었지만 베츠, 먼시, 에르난데스라는 핵심 타자들이 컨디션 조절에 나섰다. 선발은 개막전 선발로 내정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등판했다.
이날 김혜성의 첫 타석은 다저스가 2-0으로 앞선 2말 무사 2,3루 찬스였다. 시작부터 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기회였다. 다만 안타는 없었다. 이날 컵스 선발투수로 나선 우완 코디 포팃과 상대한 김혜성은 풀카운트 접전을 펼친 끝에 6구째 들어온 시속 88.7마일(143㎞) 체인지업을 쳤다. 하지만 정확하게 맞지 않았고,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던 3루수에 잡혔다. 김혜성이 전력 질주를 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아웃됐다. 빗맞은 타구라 정상 수비였다면 내야안타를 만들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주자들도 모두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첫 출루에 성공했다. 다저스가 3-6으로 끌려가던 4회 2사 1루에서 김혜성은 우완 브래드 켈러를 상대로 다시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그리고 7구째 96.4마일(155㎞) 낮은 패스트볼을 잘 지켜보면서 볼넷을 골랐다. 풀카운트에서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설 법도 하지만 김혜성은 이를 잘 참아냈다. 김혜성의 집중력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다저스는 시범경기 루틴대로 5회 들어서자 대다수 주전 선수들을 교체했고, 김혜성 또한 경기에서 빠졌다. 하지만 이날 볼넷 하나를 고르며 침착함을 보여준 가운데, 수비에서도 실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김혜성은 1회 1사 1루에서 모이세스 발레스테로의 타구가 높이 뜨자 자신이 잡겠다는 신호를 보내며 안전하게 처리했다. 김혜성의 제스처에 외야수들이 일찌감치 그에게 타구를 맡겼다. 4회에는 선두타자 마이클 부시의 땅볼 타구를 손쉽게 처리했다.
김혜성은 득점권 찬스를 놓친 것을 아쉬워했다. 김혜성은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새로운 경기장에서, 새로운 분위기에서 하다 보니까 경기 전부터 재밌더라. 나한테 타구도 오고 출루도 했는데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는 경기였다”면서도 “첫 타석이 득점권이라 진짜 중요한 상황이었는데 그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두 번째 타석에서 집중했던 것이 결과가 나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나는 아쉬운 점이 있으면 0점을 준다”고 말한 김혜성은 이날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서 0점을 줬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이 집중력 있게 플레이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00점짜리 스프링트레이닝을 향해 서서히 점수를 채워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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