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이 SD에 남긴 유산… 28년 만의 대업 도전, 그런데 기계가 고장 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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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는 약 1년 전인 2024년 5월 5일(한국시간), 한 건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시즌이 개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과감하게 트레이드를 밀어붙여 원하는 선수를 얻었다. 바로 루이스 아라에스(28)였다.
우리에게는 고우석(27·마이애미)이 유니폼을 바꿔 입은 트레이드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샌디에이고는 아라에스를 얻기 위해 유망주 패키지에 고우석을 얹어 마이애미에 제안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의 구위에 실망했고, 이에 2년 450만 달러의 보장 연봉을 덜어내기 위해 고우석을 트레이드 카드에 포함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아라에스는 리그를 대표하는 콘택트 히터다. 2019년 미네소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데뷔 시즌 92경기에서 타율 0.334를 기록했다. 이후 안타 생산 능력 하나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최고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3년 연속 타격왕에 오르면서 전성기를 보냈다.
2022년 미네소타 소속으로 144경기에 나가 타율 0.316을 기록하며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고, 마이애미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23년에는 147경기에서 타율 0.354, 203안타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타격왕이자 양대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그리고 2024년은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를 거치며 150경기에서 타율 0.314, 200안타를 기록했다. 타격왕, 그리고 최다안타왕이었다.
사실 현대적인 관점에서 아라에스가 리그 최고 타자라고는 할 수 없다. 타율과 안타 생산 능력은 뛰어나지만 출루율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통산 타율 0.321의 선수인데 통산 출루율은 0.369에 불과하다. 장타가 많은 선수도 아니다. 소위 말하는 ‘똑딱이’다. 통산 OPS(출루율+장타율)는 0.787로 이 기간 리그 평균보다 18% 정도 높다. 세이버매트릭스 관점에서 봤을 때는 좋은 타자는 분명하지만 사실 특급 타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수비나 주력이 아주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안타가 주는 매력이 있고, 아라에스는 안타가 필요할 때 어느 감독이나 원하는 선수라고 할 만하다. 배트 스피드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특유의 타격 메커니즘으로 맞는 면을 극대화한다. 앞에서 맞아도 안타, 뒤에서 맞아도 안타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 분명 매력이 있는 선수로 두 차례나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MVP 투표에서도 세 번이나 표를 받았다.
올해 관심을 모은 것은 아라에스가 4년 연속 타격왕에 오를 수 있느냐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4년 연속, 혹은 그 이상 연속으로 타격왕을 차지한 선수는 6명에 불과했다. 가장 근래의 선수는 역시 샌디에이고의 레전드인 토니 그윈이다. 그윈은 1994년부터 1997년까지 4년 연속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수상했다. 그윈은 4년간 510경기에서 무려 타율 0.371을 기록한 안타 기계였다.
다만 올해는 안타 기계에 고장이 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아라에스는 시즌 36경기에서 타율 0.286, 출루율 0.323에 머물고 있다. 타율 0.286은 보통의 선수에게는 굉장히 뛰어난 수치지만, 매년 3할 이상을 때린 아라에스의 경력을 생각하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아라에스의 타율은 메이저리그 전체 38위고,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수치다. 내셔널리그만 따지면 타율 공동 22위다.
아라에스는 원래 타구 속도가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니다. 말 그대로 안타가 될 수 있는 곳에 공을 날리는 유형의 선수다. 그럼에도 아라에스의 타구 속도는 매년 꾸준히 떨어지고 있고, 올해는 평균 85마일 수준으로 리그 하위 2% 수준이다. 하드히트(시속 95마일 이상의 타구) 비율도 2023년 25.7%, 지난해 23.7%에서 올해 17.4%까지 떨어졌다. 타구질과 관계없이 안타를 만들어내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올해 기대 타율도 0.265로 떨어져 있다. 오히려 타구질을 생각하면 지금 타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내셔널리그 타격 선두는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으로0.362다. 올해 프리먼의 콘택트는 말 그대로 절정인 상황이다. 아라에스와 차이가 적잖이 난다. 다만 아라에스가 앞으로 타율을 올려가며 선두권을 추격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워낙 삼진이나 헛스윙이 없는 선수고, 인플레이타구를 계속 만든다면 타율은 계속 올라갈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4년 연속 타격왕이라는 금자탑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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