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당연했다. 이강인(24)은 파리 생제르맹 구단 역사상 첫 트로피에 게임 체인저였다. 팀 대역전승에 불씨를 당긴 만큼, 당당하게 우승 포스터 중앙을 차지했다.

파리 생제르맹이 14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한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우승 기념 포스터에 이강인이 우뚝 솟았다. 오른손에 축구공을 들고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한 칸 아래 동료들의 우승 세리머니와 겹쳐 돋보였다. 또 다른 우승 포스터에서도 트로피 바로 옆에 포효하는 모습으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탈리아 우디네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2025 UEFA 슈퍼컵에서 토트넘 홋스퍼를 만났다. 치열한 접전 끝에 2-2 팽팽한 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을 꺾은 이들은 1970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UEFA 슈퍼컵 정상에 올랐다.

UEFA 슈퍼컵은 직전 시즌 챔피언스리그(UCL) 우승팀과 유로파리그(UEL) 우승팀이 마주하는 대회다. 파리 생제르맹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 자격으로, 손흥민이 떠난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단판 승부를 했다.

토트넘은 예상 외로 날카로웠다. 전반 39분 반 더 벤이 세컨볼을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후반 3분 로메로의 헤더 추가골까지 이어졌다. 파리 생제르맹은 주전 골키퍼 돈나룸마가 재계약 문제로 명단에서 제외된 공백을 실감하며 끌려갔다.

승부의 흐름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된 이강인에서 시작됐다. 그는 중원과 측면을 오가며 활로를 찾았고, 후반 40분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파리 생제르맹에 생기를 불어넣는 추격골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뎀벨레의 크로스를 곤살로 하무스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극적으로 2-2 동점.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첫 번째 키커 비티냐가 실축으로 주춤했지만, 곤살로 하무스, 우스망 뎀벨레, 이강인, 주앙 멘데스가 연속 성공하며 토트넘을 꺾었다. 이강인은 네 번째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날 우승은 파리 생제르맹 역사상 첫 UEFA 슈퍼컵 우승이자, 프랑스 클럽 최초의 슈퍼컵 우승이라는 기록이다. 

동시에 한국 축구에도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이강인은 박지성에 이어 두 번째로 UEFA 슈퍼컵 무대를 밟은 한국인이 됐다. 박지성은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결승에 나섰지만 제니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제니트에 이호, 김동진도 뛰었지만 출전을 하지는 못했다. 이강인은 UEFA 슈퍼컵 출전에 이어 우승, 득점까지 해내며 한국인 최초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가나전 멀티 어시스트로 한국 축구 월드컵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그는 유럽 무대까지 또 하나의 기록을 써내려갔다.

UEFA 슈퍼컵 우승이 확정된 이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뜨겁게 포옹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주전 경쟁에서 완벽하게 밀렸지만 엔리케 감독이 끝까지 붙잡으려는 이유가 증명된 장면이었다. 이강인은 프리미어리그 몇몇 팀과 연결되고 있지만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의 ‘게임 체인저’ 능력을 높게 보고 있다.

경기 후 파리 생제르맹 한국판 공식 채널은 “이번주 월페이퍼는 한국인 최초로 UEFA 슈퍼컵에서 골을 기록한 이강인! 자랑스럽다”라며 기뻐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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