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의 샤프한 손질...'5경기 연속골' 싸박, 싱어송 스트라이커 → 득점왕 프로젝트 '밀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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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수원FC 김은중 감독은 현역 시절 '샤프'라는 애칭으로 통했다. 문전에서 누구보다 간결하고 날카로웠던 한방 능력을 갖춰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명 스트라이커 출신이다.
그런 김은중 감독이 수원FC를 맡아 가장 골머리를 앓은 포지션이 공교롭게 스트라이커다. 지금은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더라도, 측면과 2선에서 공격을 완성하는 카드는 곧잘 만들어냈다. 그런데 자신과 가장 비슷하면서도 최전방에서 무게감을 보여줄 정통 공격수만큼은 발굴하는 데 애를 먹었다.
오랜 기다림이 끝나는 모양새다. 콜롬비아 출신의 싸박이 5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김은중 감독의 미소를 끌어냈다. 이 기간 강호 울산HD에만 두 차례 멀티골을 폭발하면서 어느덧 리그 득점을 12골로 늘렸다. K리그1 득점 랭킹 2위로 1위 전진우(13골, 전북현대)를 1골 차이로 바짝 뒤쫓았다.
시간을 들여 정교하게 다듬었다는 데 의미가 따른다. 싸박은 외부에서 이미 완성됐던 자원에 큰돈을 들여 데려온 부류는 아니다. 완전영입 조항이 달린 임대 자원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FC의 유니폼을 입었다. 콜롬비아에서 프로로 데뷔해 포르투갈, 페루 등에서 활약했고, 시리아 대표 선수로 뛰고 있으나 굵직한 획을 그어왔다고 표현할 수는 없다.
실제로 전반기 싸박은 의구심만 보여줬다. 가뜩이나 동계 훈련 합류가 늦어 코칭 스태프의 애간장을 녹였는데, 개막 후 4경기 동안 득점 없이 침묵하니 답답함이 가중됐다. 수원FC의 고민이 올해도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 팀 성적도 순위표 가장 하단에 위치하면서 해결해 주지 못하고 띄엄띄엄 뛰던 싸박에게 화살이 돌아간 적도 있다.
김은중 감독은 기다렸다. 대신 싸박의 움직임 하나하나 매만졌다. 가급적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라는 주문을 건넸다. 싸박도 측면으로 빠지는 대신 골문에 가깝게 위치하라는 지시를 성실히 이행하기 시작하면서 달라지는 면모를 보였다. 4월 3경기 연속골이 반등이 신호탄이었다. 이후 무득점이 꽤 이어졌지만, 싸박에 대한 믿음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
기다림이 결실을 맺고 있다. 후반기 들어 싸박은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변모했다. 지난달 22일 포항 스틸러스전 득점을 시작으로 FC안양, 울산, 대전 그리고 지난 주말 다시 만난 울산의 골문을 재차 열면서 득점포가 쉬질 않는다.
프로 통산 123골에 빛나는 김은중 감독이 이상적으로 그려왔던 스트라이커의 모습 그대로다. 상대 수비수와 지상과 공중 가리지 않고 경합을 해주는 동시에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정력도 발휘하고 있다. 5경기 연속골 행보를 보이는 동안 욕심이 앞서 슈팅을 난사한 것도 아니다. 지난 주말 울산 상대로는 2개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하는 간결함을 과시했다.
5경기 7골. 득점왕 페이스로 접어들었다. 김은중 감독은 혹여 부담을 가질까 말을 아꼈다. "덩치는 큰데 아기 같다"라고 싸박을 설명한 김은중 감독은 "득점왕 이야기를 꺼내기가 부담스럽다. 그래서 요즘 '밀당'을 하고 있다"라고 웃었다.
그래서 김은중 감독이 꺼낸 카드는 코코넛이다. 싸박은 코코넛을 워낙 좋아해 입에 달고 산다.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코넛을 직접 까는 영상을 올렸다. 이를 본 김은중 감독은 껍질을 딴 코코넛을 사다 줬다. 싸박은 사소한 부분까지 관심을 보여준 김은중 감독에게 마음을 확 열었다. 울산전 득점 이후 코코넛을 빨아먹는 세리머니로 감사함을 표했다.
김은중 감독을 향한 신뢰도 한층 높아졌다. 싸박은 "K리그 적응이 완벽하게 됐다. 이 배경에는 감독님 지도가 크게 자리한다"며 "지금까지 사이드로 빠지는 플레이를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중앙에서 타깃형 플레이를 강조하셨다. 그러면서 골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은중 감독은 조심스러웠지만, 싸박은 득점왕을 노린다. "당연히 욕심이 난다"라고 웃은 그는 "팀 성적이 우선이다. 순위부터 확실하게 챙길 것이다. 파이널A 마지노선인 6위랑 승점이 3점 차다. 욕심을 내겠다"라고 말했다.
나름 진지하게 접근하던 음악도 득점왕 앞에서는 뒤로 밀렸다. 싸박은 노래하는 스트라이커다. 최근 개인 채널에 직접 만들고 부른 '서울'이라는 노래를 공개해 큰 화제를 모았다. 현재 조회수도 70만 회를 바라볼 정도. 음원까지 발매하며 진심을 다하는 작업이지만 싸박은 "음악을 좋아하긴 하나 본업은 축구선수다. 득점왕이 더 탐이 난다. 빌보드 1위는 은퇴 후에 하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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