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미계약 상태에서 결국 시즌을 마친 스미스는 부상과 부진으로 점철된 2025년을 보냈다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미계약 상태에서 결국 시즌을 마친 스미스는 부상과 부진으로 점철된 2025년을 보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버치 스미스(35)라는 이름은 KBO리그 팬들에게 그렇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저장되어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부상 때문에 기대에 못 미쳤을 뿐만 아니라, ‘먹튀’의 아이콘이 됐고, 여기에 나가는 과정에서도 팬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의 외국인 에이스로 큰 기대를 모았던 스미스는 정작 개막전만 뛰고 부상을 당했다. 회복까지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결국 갈 길이 바빴던 한화는 스미스를 일찌감치 포기했다. 결국 한국에서 1군 1경기에서 2⅔이닝 2실점의 기록만 남기고 팀을 떠났다.

자연히 팬들의 심기가 고울 리가 없는 상황에서 SNS상에서는 팬들과 설전을 벌이고, 한국을 ‘쓰레기 나라’로 비하하는 등 마지막까지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물론 스미스를 도발한 팬도 잘한 것은 없었지만, 스미스가 조금 더 차분하게 대응을 했다면 그래도 이미지가 이렇게 추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게 스미스와 한국의 인연은 꽤 지저분하게 끝이 났다.

스미스는 2023년 잔여 시즌 동안 프로 무대에서는 뛰지 않았고,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 메이저리그 복귀까지 성공했다. 시즌을 앞두고 마이애미로 트레이드가 됐는데 오히려 이게 메이저리그 복귀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오히려 마이애미에서 25경기에 나가 29⅔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하며 한국을 떠난 것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 됐다.

▲ 한화 입단 당시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버치 스미스 ⓒ한화 이글스
▲ 한화 입단 당시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버치 스미스 ⓒ한화 이글스

당시 스미스는 1이닝 이상을 던지는 멀티이닝 계투 요원으로 나름 쏠쏠하게 활약했다. 마이애미도 리빌딩 팀이었고, 굳이 불펜에 돈을 많이 쓸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스미스는 적합한 선수였다. 이후 2024년 6월 마이애미로부터 방출이 되기는 했으나 스미스는 그간의 성과를 발판 삼아 다시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에 성공했고, 다시 메이저리그로 올라가 2024년을 마쳤다. 볼티모어에서도 25경기에서 26⅔이닝을 소화했다.

2024년 한 시즌을 통틀어 50경기에 나가 56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1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한 스미스는 한국에서의 악몽을 떨쳐 내는 듯했다. 2025년 시즌을 앞두고도 피츠버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역시 부상이 문제였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부상을 당해 부상자 명단에 오른 끝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이후에도 계속 부상이 겹치면서 마이너리그에서도 많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게다가 성적도 좋지 않았다. 트리플A 19경기에서 20⅓이닝을 던지며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7.08이었다. 결국 피츠버그는 부상과 부진에 시달린 스미스를 7월 방출했다.

▲ 스미스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미계약 상태로 시즌을 마쳐 내년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 스미스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미계약 상태로 시즌을 마쳐 내년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스미스는 방출 당시에는 공을 멀쩡하게 던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타 구단의 마이너리그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불러주는 곳은 없었고, 결국 미계약 상황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에 내년 전망이 크게 어두워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제 30대 중반의 선수고, 부상이 잦으며, 여기에 실전 감각도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또 근래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뛰었다. 타 구단이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선발로 이닝소화력이라도 과시했다면 트리플A 로테이션 보험용으로 생각하고 영입할 수도 있다. 실제 트리플A에는 이런 유형의 선수들이 팀마다 꼭 1명 정도는 있다. 하지만 스미스는 대체할 수 있는 자원들이 득실대는 불펜 투수다. 스미스보다 더 강한 공을 던지는 어린 불펜 투수들이 넘쳐 난다. 앞으로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스미스는 2011년 샌디에이고의 지명을 받았고, 2013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018년 캔자스시티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복귀해 2021년까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했다. 일본에 갔다가 한화로 와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경력이 꺾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152경기(선발 13경기)에서 9승12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가운데, 동양 리그 입단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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