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손흥민(33, LAFC)이 미국 무대를 완전히 뒤흔들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8일(한국시간) “손흥민은 LAFC에 완벽한 영입이다. 손흥민이 미국메이저리그 사커(MLS)에서 보여주는 영향력은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가 인터 마이애미에 끼쳤던 효과와 견줄 수 있다”이라고 극찬했다. 

손흥민이 미국에서 발휘하는 영향력이 메시의 효과에 견줄 만하다고 평가했던 BBC는 “축구계에 완벽한 이적이 존재한다면, 손흥민의 LAFC행은 그중 하나”라며 “선수와 클럽이 최고의 타이밍에 만났다”고 주장했다.

토트넘 홋스퍼의 상징으로 불리던 손흥민은 올해 여름 미국으로 이적해 LAFC 유니폼을 입었다. 불과 두 달 만에 그는 리그 9경기에서 8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33세의 나이로 유럽 무대를 떠난 뒤 잠시 부진을 겪었지만, 손흥민은 미국 무대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BBC는 “유럽에서 커리어를 쌓은 많은 스타들이 MLS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손흥민은 예외적이다. 그는 대형 영입의 모든 기대치를 충족시키며 구단의 상징이 되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해설가 맥스 브레토스는 “손흥민은 도착 사흘 만에 경기장에 나섰고, 인조잔디 원정 경기에서도 90분을 소화했다. 모든 경기에서 출전하며 이미 몇 달을 함께한 듯한 호흡을 보여줬다”고 감탄했다. 그만큼 손흥민은 LAFC의 전술 중심으로 빠르게 녹아들었고,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팀의 공격 패턴을 한층 다양하게 만들었다.

BBC는 손흥민의 LAFC행이 단순한 전력 보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카를로스 벨라 이후 LA 지역 커뮤니티의 상징이 되고 있다. 벨라가 남부 캘리포니아의 멕시코계 팬들을 대표했다면, 손흥민은 로스앤젤레스의 거대한 한인 사회를 대표한다”고 분석했다. 

LAFC 단장 존 토링턴은 손흥민을 영입한 이후 “손흥민의 유니폼은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고 밝혀 화제였다. 구단 공식 발표에 따르면 손흥민 영입 후 LAFC의 SNS 조회 수는 무려 594% 급증했으며, 입단 기자회견 영상은 MLS 내에서 이례적으로 2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손흥민의 합류는 팀 전력 강화로도 직결됐다. 동료 공격수 데니스 부앙가는 손흥민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더욱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BBC는 “손흥민이 온 뒤 부앙가는 9경기에서 11골을 터뜨리며 메시와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최근 7경기에서 18골을 합작하며 LAFC를 서부 콘퍼런스 최강팀으로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득점뿐 아니라 부앙가의 득점을 돕는 장면에서도 중심 역할을 하며, LAFC 공격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6일 미국 LAFC 홈구장인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전에서 손흥민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손흥민은 비록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상대는 손흥민을 막기 위해 경기 내내 2중, 3중 수비를 가동했다. 

정규리그 5경기 연속골 도전은 무산됐지만, 후반 41분 부앙가의 결승골이 터지며 LAFC는 1-0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은 득점이 없었음에도 팀의 전술 중심에서 활약했고, LAFC는 5연승을 달성하며 서부 콘퍼런스 4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장에는 태극기를 흔드는 한국인 관중들이 대거 몰려 열띤 응원을 펼쳤고, ‘손흥민 열풍’은 마케팅 효과로도 이어졌다.

BBC는 “손흥민의 영향력은 단순히 스타 영입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메시처럼 팀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구단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면, 손흥민은 LAFC의 문화와 팬심을 결합해 또 다른 성공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존재는 단순한 공격수가 아니라 도시, 클럽, 문화까지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평가에는 근거가 있다. MLS 공식 집계에 따르면 손흥민이 합류한 뒤 LAFC는 평균 관중 수와 굿즈 판매량, 중계 시청률에서 모두 구단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당 관중 수는 평균 3만 명에 달하며, 아시아권 시청률도 급상승 중이다. ‘비인스포츠’는 “MLS는 지금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며 “한국 아이돌 손흥민이 유니폼 판매량과 인기도에서 메시를 넘어섰다. 손흥민 현상은 단순한 스포츠 팬덤을 넘어선 문화적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비인스포츠’는 “손흥민의 데뷔전이 열린 BMO 스타디움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티켓 가격은 평균의 두 배인 200달러(약 28만 원)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현지 한인 서포터즈 그룹의 조시 리는 “손흥민은 여러 면에서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일 것”이라며 “그의 존재가 LAFC 문화를 새롭게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현재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오는 10일 브라질전과 14일 파라과이전 10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2연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