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프로축구 K리그1을 호령하던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호랑이 군단’ 재도약을 이끌 구원투수로 낙점한 신태용 감독이 부임 65일 만에 경질됐다.
성남 일화 천마를 시작으로 한국·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에서 빼어난 지도력을 발휘한 '난놈'의 귀환은 다소 허망하게 막을 내렸고 리그 3연패를 달성한 왕조가 단 두 달 만에 사령탑 연속 경질, 강등권 위기 추락을 경험하는 초유의 난관을 마주했다.
지난 8월 5일 신 감독은 13년 만에 K리그 복귀를 선언하며 울산 지휘봉을 잡았다.
전임 김판곤 감독의 성적 부진으로 무너진 팀을 재건할 소방수로 꼽혔고 그 자신도 “울산이 얼마나 (호랑이답게) 용맹한 팀인지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에 찬 포부를 밝혔다.
하나 결과가 어두웠다. 부임 후 리그 8경기에서 단 1승(3무 4패)에 머물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는 1승 1무로 순항했지만 자국 무대에선 경기력 제고가 좀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5일 김천상무전 0-3 완패가 치명타가 됐다. 울산은 10년 만에 파이널B(7~12위) 추락이란 굴욕을 맛봤다.
울산은 9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신태용 감독과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명목상 내용은 계약 해지였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질이었다.
지휘봉을 잡은 지 65일, 10경기 만에 결별이었다.

부임 당시 불안 요소가 다소간 피어올랐다.
기존 코치진이 김판곤 감독과 함께 떠난 뒤 신 감독은 보좌군을 새로 꾸렸지만 팬들 반응이 다소 싸늘했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팀장 출신 김동기 코치와 FC서울 원클럽맨인 고요한 코치 합류가 입길에 올랐다.
고 코치가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서울을 떠나려니 마음이 좋지 않다”는 인사를 남기자 그 의도와 상관없이 울산 팬들은 '서울 사람을 왜 데려오느냐'는 작은 반발심이 일었다.
아울러 경험이 부족한 코칭스태프 인선으로 13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신 감독의 현장 감각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우지 못했다는 평도 나온다.
신 감독은 울산 데뷔전이던 지난 8월 9일 제주전에서 루빅손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반등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러나 그게 마지막이었다. 이후 리그 7경기 무승(3무 4패) 늪에 허덕였다. 선수단 체력은 뚝 떨어졌고 라인 간격이 자꾸 벌어지면서 공수에 걸쳐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다.
승점 37을 쌓은 울산은 어느새 10위까지 순위가 미끄러졌다. 2015년 이후 10년 만에 파이널 B로 전락하자 파이널 라운드(34~38라운드)를 앞두고 신 감독과 동행에 이른 마침표를 찍었다.
남은 6경기를 신태용 체제로는 버틸 수 없다는 내부 판단을 내렸다. 신 감독 경질과 더불어 2014년부터 울산을 이끈 김광국 대표이사 역시 동반 퇴진했다.

신 감독 이름 앞엔 늘 ‘위기의 해결사’란 수식이 붙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어 카잔의 기적을 낳았고 인도네시아 대표팀 시절엔 동남아 최약체였던 가루다를 신흥 강호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대표팀과 클럽 소방수는 결이 조금 달랐다. 대표팀은 필요한 선수를 언제든 소집할 수 있지만 클럽은 제한된 자원 안에서 답을 찾아야 했다.
신 감독은 여름 이적시장 종료 직후 부임해 새 선수를 데려올 수 없었고 결국 시즌 내내 남이 차린 살림으로 싸워야 했다.
게다가 울산은 이미 체력적으로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지난 3시즌간 K리그와 ACLE,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과 컵대회를 병행해오며 12개 구단 가운데 가장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여파가 올해 극심히 고개를 치켜들었다.
주전 대부분이 휴식 없이 뛰었고 부상 위험도 누적됐다. 신 감독은 센터백 김영권 등 일부 베테랑의 피로 누적을 인식해 휴가를 줬지만 미봉책이었다.
울산은 노상래 유소년 디렉터에게 감독 대행직을 맡겼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오는 18일 광주FC전부터 선수단을 지휘한다.
노 감독대행은 2016년 전남에서 강등 싸움을 경험한 인물로 단기전 위기 대응 경험이 있다.
울산은 “K리그 지도 경험이 있는 노 감독과 기존 코치진 협력으로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겠다. 더불어 후임 인선 역시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 귀띔했다. 왕조는 무너졌지만 울산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6경기에서 '노상래의 울산'이 다시 한 번 호랑이 발톱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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