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삼성 간판타자이자 리그 최고 외야수 중 하나인 구자욱(32·삼성)은 올 시즌을 앞둔 오키나와 캠프 당시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대해 “이미 다 잊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팀이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 경쟁했지만, 정작 자신은 그 무대에 없었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구자욱은 지난해 정규시즌 129경기에서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44의 경력 최고 성적을 내며 삼성의 막강 타선을 이끌었다. 갑자기 나타난 김도영(22·KIA)이라는 괴물이 없었다면, 리그 최우수선수(MVP) 경쟁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성적이었다. 팀에서도 기대가 컸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런 활화산 같은 타격감이 이어진다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에 진지하게 도전할 만했다.
그러나 이 꿈은 한 경기만에 무너졌다.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도루를 하다 무릎을 다친 것이다. 정규시즌 2위 삼성은 3위 LG의 도전을 물리치고 KIA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결국 구자욱은 끝까지 경기에 돌아오지 못했다. 2015년 이후 9년 만의 한국시리즈 무대를 꿈꾸던 구자욱의 도전은 부상으로 끝났고, 말없이 동료들을 위로할 뿐이었다. 어쩌면 가장 위로를 받고 싶었던 이는 구자욱이었을지 모른다.
그런 구자욱이 올해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쳐 지난해보다는 한참 낮은 위치에서 가을을 시작하지만, 구자욱으로서는 그 한을 풀어낸 기회가 더 많을 수 있었다. 다만 아직까지는 타격감이 잠잠하다. 삼성은 일단 구단이 구상하는 시나리오에 근접해 가고 있으나 구자욱은 아직 잠잠하다. 삼성의 기다림도 커지고 있다.

구자욱은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에서 합계 7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삼성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간 이유 중 하나였다. 9일 인천에서 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볼넷 하나를 고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스윙이 공을 잡아놓고 때리지 못하고 있다. 일단 갖다 맞히는 데 급급한 장면들이 나온다.
하지만 구자욱의 슬럼프가 계속될 것이라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경기를 치를수록 올라올 선수들은 올라오는 경향이 있다. 구자욱과 같은 최고 레벨 타자라면 더 그렇다. 올해 정규시즌을 봐도 그렇다. 구자욱은 올 시즌 전반기 371타석에서 타율 0.294, OPS(출루율+장타율) 0.845로 자신에 걸린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기 245타석에서는 타율 0.359, OPS 1.031로 어느덧 자신의 성적을 되찾았다.
물론 정규시즌처럼 경기 수가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다행히 삼성이 전체적인 시리즈에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는 게 다행이다. 삼성은 자칫 업셋을 당할 수도 있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차전을 이기고 준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부담감과 압박감에 짓눌려져 있었던 선수들이 한결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여건이다. 이제는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경기에 임한다.

그 결과 구자욱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9일 SS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2로 이기고 더 편안한 상황을 맞이했다. 후반기 막판 대활약했던 이재현과 김영웅의 홈런포가 불을 뿜었고, 여기에 구자욱과 동반 부진에 빠져 있던 르윈 디아즈 또한 장타 포함 3안타로 기지개를 켰다. 만약 삼성이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면 구자욱의 압박감도 더 커졌을 것이다. 그러나 동료들이 잘해준 덕에 구자욱도 조금은 편하게 자신의 타격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비록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쳤지만, 선구안 자체가 망가졌다는 증거는 없다. 그래도 삼진은 하나밖에 안 당했다. 인플레이타구가 계속 나오면 언젠가는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동료들이 힘들 때, 구자욱이 살아나 팀을 이끌어준다면 삼성의 밸런스도 한결 나아진 채 남은 가을야구를 조준할 수 있다. 반드시 살아난다. 삼성은 그 시점이 조금이라도 앞으로 당겨지길 바라고 있다.

관련기사
- 대한민국 유일 '제2자유로' 달린다...‘손기정평화마라톤’ 11월 16일 개최
- 이장우, ♥조혜원과 결혼 연기 전말 "상견례까지 다 했는데 1년 연기"('나래식')
- '미달이' 김성은 "부친상 후 알코올 의존증 겪어, 정신줄 놓고 싶었다"
- TXT 휴닝카이, '여성과 술집' 열애설 직접 부인 "아는 지인, 걱정할 일 전혀 無"
- 전날 '개콘'서 봤는데…故정세협, 황망한 비보에 홍현희도 "믿기지 않아"
- "외롭고 힘들었다"던 유재석…주우재 "형 무게감 덜어주고 싶다"('행님 뭐하니')
- 김수현 반격 시작, 일기까지 공개 '초강수'…"故김새론에 감정 없어"
- 진미령, '전남편' 故전유성 별세 후 근황…귀국→동료들 급만남
- 김연정♥하주석, 12월 결혼…한화 이글스 사내부부 탄생
- 김나영, ♥마이큐와 열애 4년 만에 재혼 발표 "용기 냈다"…두 子도 "좋아요"[종합]
- 김수현 측 "故김새론 투샷, 2016년 아닌 2020년…경위 상세히 못밝혀"
- '전처' 진미령, 故전유성에 弔花만 보낸 이유…사실혼 딩크족 생활도 '재조명'
- 故전유성, 영정으로 오른 '개콘' 단독무대…웃고 울며 보내드린 마지막 길[종합]
- 이동건, 희귀 질환 최초고백 "원인 불명+완치 불가능"(미우새)
- 강남, 길버트 증후군 투병중이었다…♥이상화 철저관리 덕분에 호조[TV핫샷]
- 이채민, '폭군의 셰프' 타고 첫 亞팬미팅 투어…청량미 물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