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AG 향한 레드카펫, 스스로 깔 수 있나… 대표팀 경험 먹고 더 큰다, 태극마크 눈도장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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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포수 조형우(23)는 시즌 개막까지만 해도 팀의 확실한 주전 포수가 아니었다. 유망주 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그 기대에 연료를 넣을 만큼의 실적이 따라오지 않은 까닭이었다. 베테랑 이지영도 버티고 있었다.
이숭용 SSG 감독이 올해 조형우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까지 늘어날지는 아무도 몰랐다. 다만 내심 자신감은 있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이어진 혹독한 훈련을 성실하게 잘 수행했고, 약점이었던 타격에서도 어느 정도 힘이 붙은 만큼 1군에 계속 고정될 만한 실력은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런 조형우는 아직도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에 참가할 대표팀의 일원으로 당당히 선발돼 현재 대표팀 일정을 소화 중이다. 최재훈(한화), 박동원(LG)라는 리그 정상급 포수들과 더불어 국가대표팀 마운드를 이끄는 포수 중 하나로 활약하고 있다.
8일과 9일 열린 체코와 평가전에서도 모두 경기에 나갔다. 8일은 벤치에서 나갔고, 9일에는 선발 포수로 나갔다. 아무래도 나머지 두 선수보다는 어리고 경험이 적기에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날 안정적인 투구 리드와 실수 없는 플레이로 대표팀의 11-1 대승을 뒤에서 받쳤다. 타석에서도 두 개의 안타를 기록하는 등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타격폼이 상당 부분 바뀐 게 눈에 들어왔다. 이숭용 감독의 ‘조형우 타격 프로젝트 시즌2’라고 할 만하다. 이 감독은 지난해 이맘때 조형우의 타격폼을 한 차례 수정할 것을 권유했다. 레그킥 대신 토탭으로 바꾸고, 조금 더 하체를 이용하는 타격폼을 만들었다. 올해 어느 정도는 성과를 봤다. 타구에 힘이 실렸다. 지난해 1군 19경기에서 장타율이 0.242에 불과했는데 올해 102경기에서는 0.312로 상승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었고, 이 감독은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를 떠나기 전 조형우에게 타격폼 수정을 다시 권유했다. 올해 했던 것을 바탕으로 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조형우는 “시즌 끝나고 마무리훈련 기간 중 감독님과 같이 있었는데 (가고시마에) 가시기 전에 ‘조금 수정을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하시더라”고 했다. 아직은 완성이 아닌 진행 중이다.
그런데 바뀐 타격폼으로 두 개의 안타를 쳤으니 스스로에게는 나름의 자신감과 확신이 될 법하다. 조형우는 “운이 좋았다”고 자세를 낮추면서 “솔직히 연습할 때 진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여기서(대표팀에서) 다들 뻥뻥 치고 하는데 나는 조금 그랬다. 마침 이진영 코치님께서 잘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타격보다 더 신경을 쓴 것은 역시 수비였다. 이번 평가전에는 ABS 시스템이 없다. 내년 WBC도 마찬가지고, 당분간 국제 대회에서는 없을 공산이 크다. ABS 시스템이 있는 KBO리그에서는 프레이밍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인간 심판이 보는 경기에서는 이 또한 중요하다. 다만 조형우는 캐칭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조형우는 “주위에서 나를 보고 ABS로 이득을 보는 포수 중 하나라고 약간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계신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내가 자신 있어 했던 부분이다. 공 잡는 것에서 포구 미스가 솔직히 많기는 했는데 프레이밍은 오히려 자신이 있다”면서 “연습을 몇 번 하니까 바로 적응이 되더라. 피칭 연습할 때부터 큰 부담이 없었다”고 했다.
15일과 16일 열리는 일본전도 기대가 된다. 조형우는 메이저리그 포수들이 잘하기는 하지만, 한국 여건에서는 오히려 일본 포수들에게 더 보고 배울 것이 많을 것이라면서 “여기 계신 선배님들도 되게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자신감도 많이 실어주신다. 이미 진짜 좋은 경험을 많이 했는데 일본 가서도 좋은 경험을 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이번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설사 WBC에는 나가지 못해도 내년 9월 열릴 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이 유력해진다. 만 24세 이하 포수 중 조형우만큼 많은 경기에 나가 실적을 보여준 포수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표팀 경험’은 선발에 있어 굉장히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을 향한 레드카펫을 누가 손에 쥐어준 가운데, 그것을 얼마나 깔끔하게 까느냐는 이제 조형우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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