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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일의 NBA 액션] NBA 플레이오프에서 벌어진 놀라운 사건①

작성일: 2015.04.01 13:57 조현일 해설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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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조현일 해설위원] 보스턴 셀틱스의 NBA 8연패, 래리 버드 대 매직 존슨의 라이벌전, 마이클 조던의 '더 샷'  등 NBA 역대 플레이오프를 빛낸 명승부, 명장면들은 여전히 농구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4월을 맞아 NBA 플레이오프를 빛낸 명장면들을 소개한다.

▲ 윌리스 리드의 재등장

1970년 파이널 7차전. 뉴욕 닉스의 기둥센터 윌리스 리드는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다. LA 레이커스와 파이널 5차전에서 다친 그는 6차전도 뛰지 못했다.

리드가 빠지자 레이커스의 빅맨, 윌트 체임벌린이 펄펄 날았다. 체임벌린은 6차전에서 45득점 27리바운드로 닉스 골 밑을 맹폭하며 시리즈를 원점(3-3)으로 되돌렸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운명의 7차전. 워밍업 시간에도 리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결장이 확실해 보였다. 닉스 팬들은 초조해졌다. 반면, 레이커스 선수들은 한결 여유로웠다.

경기 시작 무렵, 라커룸에서 덩치 큰 사내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리드였다. 닉스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을 때 리드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직접 자신의 허벅지에 주사를 놓고 있었다. 어떻게든 경기에 뛰기 위해서였다.

닉스 팬들은 기립박수로 캡틴의 귀환을 축하했다. 순간, 레이커스 벤치에는 정적이 흘렀다. "레이커스 선수들은 리드의 등장을 보자마자 꼼짝없이 얼어있었죠." 리드의 동료였던 월트 프레지어의 말이다.

리드는 경기 시작과 함께 점프볼을 따냈다. 이어진 두 번의 공격을 홀로 마무리했다. 리드의 이 경기 마지막 득점이었다. 캡틴을 얻은 닉스 선수들은 6차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한 발짝 멀리, 한 뼘 더 높이 뛰었다. 결국, 닉스는 레이커스를 113-99로 대파하고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 경기에서 닉스 포인트가드 프레지어는 36점 19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더 많은 박수를 받은 선수는 리드였다. "뛰고 싶었죠. 20년이 지난 후에 후회하긴 싫었습니다." 그렇게 리드는 NBA 파이널의 상징적인 인물로 거듭났다.

▲ 3차 연장까지 간 NBA 파이널

보스턴 셀틱스와 피닉스 선즈가 맞붙은 1976년 NBA 결승 5차전. 두 팀은 시리즈 전적 2-2로팽팽히 맞서 있었다. 이 경기가 갖는 중요성을 잘 알기라도 하듯 두 팀은 종반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사실, 1차 연장에서 피닉스는 승리할 수 있었다. 보스턴의 폴 사일러스가 타임아웃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작전시간을 요청한 것. 원래는 테크니컬 파울에 이은 자유투가 주어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치 파워스 주심이 이를 보지 못하면서 승부는 2차 연장으로 흘렀다. 존 하블리첵의 뱅크슛으로 보스턴이 역전에 성공하면서 셀틱스 팬들은 경기장으로 우르르 몰려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너무 일찍 축포를 터뜨린 것일까. 종료를 알리는 버저와 동시에 피닉스의 가필드 허드(2007-08시즌 KBL SK 나이츠에서 뛰었던 제시 클라인허드의 아버지)가 회심의 동점 슛을 넣으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셀틱스 팬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2차 연장.

핵심선수 대부분이 파울-아웃으로 물러났다. 보스턴과 피닉스 모두 식스맨을 쓸 수밖에 없었다. 벤치 멤버는 보스턴이 훨씬 좋았다. 백업 자원인 글렌 맥도널드가 3차 연장에서만 6점을 몰아넣으며 연장 혈전은 보스턴의 128-126, 2점 차 승리로 끝이 났다. 셀틱스는 이틀 후 피닉스에서 열린 6차전마저 87-80으로 잡아내며 구단 역사상 13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NBA 전설 릭 배리는 "내가 봤던 농구경기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승부였다"고 회고했다. 까칠하기로 유명한 그가 인정한 최고 명승부였던 셈이다. 이 경기 이후 NBA 파이널 3차 연장 승부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고 있다.

▲ 신으로 분장한 마이클 조던

데뷔 2년 차였던 1985-86시즌. 마이클 조던은 발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정규시즌 동안 18경기 출전에 그쳤다. 조던을 애지중지했던 불스 구단은 "완벽한 회복을 위해 플레이오프는 뛰지 말라"는 통보를 내렸다.

하지만 조던은 이때부터 이미 못 말리는 승부사였다. 정규시즌 막판에 복귀한 그는 전년도 우승팀 보스턴 셀틱스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손꼽아 기다렸다. 기량을 알릴 상대로 디펜딩 챔피언만큼 좋은 상대도 없었다.

마침내 조던이 사고를 쳤다. 보스턴 적지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무려 63득점을 몰아넣은 것. 대니 에인지, 데니스 존슨, 래리 버드가 번갈아 조던을 막기 위해 나섰지만, 모조리 역부족이었다. 붙으면 뚫고 떨어지면 어김없이 쏘는 조던의 손에는 이미 불이 붙어 있었다.

조던의 동료였던 존 팩슨은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불스는 조던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2차 연장 접전 끝에 셀틱스에 131-135로 패했다. 하지만 22살 조던이 선보인 신기의 득점 기술은 화제를 몰기에 충분했다.

라이벌인 매직 존슨과 달리 상대 선수 칭찬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버드조차 조던의 활약에 경의를 표했다.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을 조던이 해냈다. 마치 신으로 분장한 것 같았다." 약간 심드렁한 어투이긴 했지만, 풋내기 청년으로부터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것만은 분명했다.

▲ 시애틀 팬들을 잠 못 이루게 한 덴버 너기츠

1993-94시즌. 정규리그를 지배한 팀은 시애틀 슈퍼소닉스였다. 시애틀은 숀 켐프, 게리 페이튼, 켄달 킬 트리오를 앞세워 64승 18패로 리그 전체 승률 1위에 올랐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 맞상대는 디켐베 무톰보가 버틴 덴버 너기츠. 무톰보를 필두로 라폰소 엘리스, 로버트 팩, 마흐마우드 압둘라우프 등 어린 선수들의 기세가 돋보인 팀이었다.
 
전력만 놓고 본다면 시애틀이 훨씬 우위였다. 슈퍼소닉스는 홈에서 열린 첫 두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켐프는 2차전이 끝난 후 "플레이오프에선 휴식이 상당히 중요하다. 3차전에서 끝내버리겠다"며 한껏 여유를 부렸다.
 
그러나 덴버의 기세는 대단히 무서웠다. 샘 퍼킨스, 리키 피어스 등 시애틀의 베테랑들도 속수무책. 너기츠가 홈에서 2연승 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2연패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애틀 선수들은 여전히 자신감이 넘쳤다. 홈에서 크게 승리한 데다 광적인 홈팬들의 성원도 든든한 자산이었다.

대망의 5차전.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그 어떤 팀도 멀리 앞서나가지 못했다. 이 와중에 덴버가 조금씩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무톰보 외에 엘리스, 브라이언 스티스, 레지 윌리엄스 등 롤-플레이어들이 존재감을 뽐냈다. 반면, 에이스 역할을 해내야 할 켐프는 덴버의 터프한 빅맨 자원에 막혀 허둥댔다. 페이튼, 켄달 길은 무톰보가 버틴 덴버 골 밑을 함부로 돌파하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 접전 끝에 덴버의 승리로 끝이 났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무톰보는 코트 위에 드러누워 포효했다. NBA 역사상 처음으로 8번 시드 팀이 1위를 꺾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8번 시드가 1위를 꺾는 장면이 몇 차례 나왔지만, 역대 첫 8번 시드의 업셋이자 5전 3선승제에서 나온 이변이었기에 의미가 더욱 컸다.
 
2승 후 3연패 한 시애틀은 켐프, 페이튼, 길 트리오 모두 정규시즌보다 부진한 성적에 그치며 대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미 명장으로 꼽혔던 조지 칼(現 새크라멘토 킹스 감독) 역시 별다른 대비책을 내놓지 못했다.
 
한편, 무톰보는 5경기 동안 31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1라운드 시리즈 역대 최다 블록슛 역사를 새로 썼다. 무톰보가 이끄는 덴버는 2라운드에서도 유타 재즈를 7차전까지 물고 늘어졌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8번 시드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며 1995년 봄의 기운을 한껏 누렸다.

[사진] 마이클 조던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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