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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강합니다"…문제훈이 창조한 세상에 없던 스타일

작성일: 2017.06.13 15:19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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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훈은 자신만의 태권도 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다. ⓒ로드 FC 제공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야이르 로드리게스가 정말 태권도 발차기를 잘 쓴다. 난 그렇게 유연한 편은 아니라서…. 유연한 친구들이 발차기도 빠르고 높게 올라간다. 난 사실 좀 뻣뻣한 편이다."

태권도 겨루기 선수였던 문제훈(33, 옥타곤짐)은 유연성에 영 자신이 없다. 그래서 지난 3월 태권도 선수 출신 UFC 페더급 파이터 야이르 로드리게스 얘기를 꺼냈을 때 "로드리게스가 나보다 더 태권도 선수처럼 싸운다"고 웃으며 인정했다.

그런데 문제훈은 유연성 대신 공격성을 타고났다. 한 대라도 더 때리려고 달려드는 싸움닭이다. 참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이길 수 있는 태권도 겨루기에서 문제훈은 너무 덤벼서 탈이었다.

부흥중학교, 관악정보산업고등학교, 전주우석대학교까지 코치들은 문제훈에게 자주 이렇게 말했다.

"제훈아, 공격 좀 자제해라."

문제훈이 국가 대표의 꿈을 접고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운명처럼 인연을 만났다. 프라이드를 보고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첫눈에 반했다. 고미 다카노리처럼 되고 싶어 2007년 해병대 전역 후 바로 오픈 핑거 글러브를 꼈다. 딱 체질이었다.

문제훈은 자신만의 '종합격투기 태권도 스타일'을 완성해 나갔다. 초크에 걸려 탭을 치고, 태클에 깔려 허우적대기도 했다. 주먹싸움에 익숙해지기 위해 발차기를 자제하고 펀치만 쓰다가 실신하기도 했다.

2013년 4월 이길우의 펀치에 KO로 진 뒤, '봉인'해 뒀던 태권도 발차기를 꺼내기로 결심했다. 펀치 타격에 익숙해졌으니, 이제는 발차기를 종합격투기에 맞게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문제훈은 가슴에 '태권도' 세 글자를 문신으로 새겼다. ⓒ로드 FC 제공

그렇게 탄생한 문제훈 스타일. 로드리게스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효율적이다. 스텝을 많이 밟으며 케이지를 크게 쓴다. 다른 태권도 출신 선수들과 달리 발차기가 아니라 펀치가 주 무기다. 기습적인 나래차기나 뒤차기 등은 상대를 혼란스럽게 한다.

지난 10일 로드 FC 39에선 7연승의 가라테 타격가 아사쿠라 가이(23, 일본)를 그렇게 요리했다. 날랜 스텝에 적중률 높은 원투 스트레이트, 그리고 깜짝 나래차기에 아사쿠라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문제훈의 3라운드 2분 38초 펀치 연타 TKO승. 로드 FC 39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문제훈은 "원(왼손)을 아래(복부)로 주고 투(오른손)를 얼굴로 뻗었는데, 잘 맞았다. 초반 기세가 너무 좋은 선수라 도발도 섞었다. 기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1, 2라운드에서 포인트 싸움을 하다가 3라운드에 KO로 이기고 싶었는데 계획대로 됐다"며 웃었다.

그는 태권도 선수로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태권도 출신 파이터로서 위대한 도전을 이어 가고 있다.

"사랑스러운 아내를 만나 결혼했고 귀여운 아들을 낳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난 행복하다"는 문제훈은 20년 전 사쿠라바 가즈시가 "프로 레슬링은 강하다"고 말한 것처럼 "태권도는 강하다"고 외쳤다.

10승 9패로 문제훈의 전적은 그저 그렇다. 하지만 패배가 문제훈의 자산이 됐다. 실수를 딛고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 전 세계에 없었던 경기 스타일을 창조하는 중이다.

도복 위에 태극 마크를 붙이지 못한 태권도 선수, 가슴에 '태권도' 3글자를 문신으로 새기고 이제 종합격투기 태권도 대표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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