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킴이 16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7차전 스위스전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팀 킴이 16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7차전 스위스전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냉정하게 말해, 희망적인 경우의 수는 많이 남아있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최종일까지 승부를 끌고 가느냐는 결국 ‘팀 킴’에게 달렸다.

한국은 16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로빈라운드(예선) 7차전에서 아쉽게 패했다. 강적 스위스를 상대로 막판까지 팽팽한 승부를 가져갔지만, 4-8로 졌다.

이날 패배는 적지 않은 타격을 안겼다. 중간 순위가 7위(3승4패)로 내려가면서 준결선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는 경기 후 만난 팀 킴의 얼굴에서 먼저 느낄 수 있었다. 앞서 패했을 때와는 달리 임명섭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4강행 위기감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임 감독은 “5엔드에서 공격적으로 나가다가 3점을 내주면서 끌려갔다”고 아쉬워했고, 스킵 김은정 역시 “스위스가 후공을 잡은 엔드에선 공격적이면서도 방어적인 양면 플레이를 펼친다. 또, 가운데 스톤을 많이 놓는 작전을 구사하는데 우리 역시 센터 플레이를 하려고 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사는 4강행 가능성이다. 1위 스위스가 7승1패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2위 스웨덴 역시 5승2패로 4강행 티켓과 가까워졌다. 4승을 거둔 나라도 한국보다 유리하다. 캐나다와 일본이 4승3패 공동 3위, 영국과 미국이 4승4패 공동 5위로 한국을 앞서고 있다.

자력 4강 진출이 무산된 한국이 바라는 시나리오는 하나다. 남은 경기(한국시간 16일 오후 9시5분 덴마크전, 17일 오후 3시5분 스웨덴전)를 모두 이기고 경쟁국의 순위 하락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물론 복잡한 경우의 수가 한국을 기다리고 있다.

▲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중간 순위표.
▲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중간 순위표.

일단 16일 저녁 경기 결과가 중요하다. 한국이 덴마크를 잡는다는 가정 아래, 같은 시각 2위 스웨덴과 공동 3위 캐나다가 10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8위 중국을 상대로 모두 져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한국이 4승4패가 되고, 스웨덴과 캐나다가 각각 5승3패와 4승4패가 돼 4강행 희망을 키울 수 있다.

문제는 일본-미국전인데 일본과 미국 모두 4승을 거둔 상태라 한쪽은 무조건 5승이 된다. 그렇다면 미국보다는 일본이 이기는 편이 수월하다. 한국이 남은 2승을 모두 챙겨 5승4패가 된다고 가정할 때, 미국이 일본전에서 패하면 4승5패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또, 최종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성적이 5승3패로 같아져도 한국이 앞서 일본을 이긴 상태라 승자승에서 앞선다. 컬링은 최종 승패가 같으면 순위 결정에서 승자승을 가장 먼저 따진다.

이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예선 최종일인 17일을 앞두고 이러한 순위표가 그려진다. 1위 스위스(7승1패)~공동 2위 스웨덴-일본(5승3패)~공동 4위 캐나다-영국-한국(4승4패). 그렇다면 17일 한국이 스웨덴을 꺾고, 스위스가 일본을 잡으면 승자승을 따지지 않고 4위 안으로 입성할 수 있다.

▲ 한국시간으로 16일 오후 9시5분 시작되는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경기.
▲ 한국시간으로 16일 오후 9시5분 시작되는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경기.

물론 이는 모든 전제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와 정반대의 시나리오는 16일 예선 탈락 확정이다.

한국이 덴마크한테 발목이 잡히고, 캐나다가 중국을 잡으면 나머지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 없이 4강 진출은 물거품이 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 드라마 재현도 불가능해진다.

결국 16일 저녁이 분수령이 된 한국은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 최상의 시나리오 완성만을 위해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 임명섭 감독과 김은정, 김초희 등 선수단은 “스위스전에서 져서 아쉽지만, 남은 시간 잘 준비해 헤쳐 나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