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킴이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스웨덴과 9차전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 팀 킴이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스웨덴과 9차전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다시 봐도 아쉬운 결과다. 한국 여자컬링 대들보 ‘팀 킴’이 4강 관문을 넘지 못했다.

팀 킴은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로빈라운드(예선) 마지막 9차전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4-8로 졌다. 이로써 4강 진출이 끝내 좌절됐다.

최종 성적은 4승5패. 전체 10개국 중 8위로 이번 베이징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 준결승행 티켓을 끊은 나라는 1위 스위스, 2위 스웨덴, 3위 영국, 4위 일본이었다.

팀 킴은 이날 스웨덴을 무조건 잡은 뒤 5승3패의 일본 혹은 같은 같은 4승4패의 캐나다의 패배를 바라야 했다. 먼저 캐나다가 덴마크를 10-4로 물리친 뒤 일본이 스위스를 상대로 4-8로 패하면서 희망이 생겼지만, 경기 막판 실수가 나오면서 4강행 티켓을 놓쳤다.

김은정(스킵), 김선영(리드), 김경애(서드), 김초희(세컨드), 김영미(후보)로 구성된 팀 킴은 4년 전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열풍을 일으켰다. 이전까지는 한국에서 컬링을 향한 관심이 높지 않았지만, 컬링 불모지와 같은 곳에서 기량을 쌓아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하게 맞서는 장면이 국민적인 감동을 자아냈다. 또, 한일전으로 펼쳐진 4강전에서의 극적인 연장 승리와 감동의 은메달 획득 여러 드라마를 그려내며 평창 대회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스킵 김은정이 세컨드 김영미를 “영미”라고 부르면서 유행어까지 탄생시킨 팀 킴은 그러나 평창 대회 이후 우여곡절을 꺾었다. 대한컬링협회 집행부의 갑질 파문으로 마음을 크게 다쳤다. 또, 소속팀이 사라지면서 잠시 갈 곳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평창 대회 신드롬을 써냈던 멤버들이 똘똘 뭉쳐 위기를 헤쳐 나갔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레이와르던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자격대회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라트비아를 꺾고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냈다.

▲ 김선영(왼쪽)과 김경애. ⓒ연합뉴스
▲ 김선영(왼쪽)과 김경애. ⓒ연합뉴스

이러한 난관을 거치면서 4년 전 ‘은메달 드라마’ 재현을 꿈꾼 팀 킴은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더욱 높아진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팀 킴이 빙판 안팎의 문제로 잠시 주춤한 사이 유럽과 북미 나라들은 더욱 견고해졌고, 아시아 지역 라이벌인 일본과 중국도 수준급 기량을 뽐냈다. 특히 13일 중국전 연장 패배가 팀 킴으로선 뼈아팠다.

팀 킴은 그래도 마지막까지 실낱같은 기적을 믿었다. 스위스와 스웨덴이 이미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고, 일본이 3위(5승3패)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가운데 같은 4승4패의 캐나다, 영국과 예선 마지막 날 최후의 경쟁을 벌였다. 일단 팀 킴으로선 스웨덴을 잡은 뒤 일본 혹은 캐나다의 패배를 기대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게임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선공으로 시작한 1엔드에서 2점을 스틸해 산뜻하게 출발한 뒤 4엔드까지 3-1로 앞섰지만, 5엔드와 6엔드에서 연달아 1점을 내줘 3-3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후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가져갔지만, 경기 막판 치명적인 실수가 연달아 나오면서 결국 4-8로 패했다. 팀 킴의 베이징올림픽 여정도 이렇게 마무리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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