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정(오른쪽)이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스웨덴과 9차전을 마친 뒤 경기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왼쪽은 임명섭 감독. ⓒ연합뉴스
▲ 김은정(오른쪽)이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스웨덴과 9차전을 마친 뒤 경기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왼쪽은 임명섭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조금은 아쉬웠던 탓일까. 감독과 선수들 모두 울먹임을 감추지 못했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한 팀 킴과의 마지막 만남이 그랬다.

팀 킴은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대회 컬링 여자 로빈라운드(예선) 마지막 9차전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4-8로 졌다. 이로써 4강 진출이 끝내 좌절됐다.

최종 성적은 4승5패. 전체 10개국 중 8위로 이번 베이징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만난 팀 킴의 표정은 한결같았다. 모두가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임명섭 감독과 스킵 김은정, 리드 김선영,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초희 그리고 김영미까지 인터뷰 내내 눈물을 삼키느라 여념이 없었다.

임명섭 감독은 “지난 4년간의 모든 것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4강으로 가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선수들 모두 자랑스럽다”면서 “선수들이 2년 동안 고생이 많았다. 정말 치열하게 준비했다.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눈물이 났다”고 눈물의 배경을 이야기했다.

정신적 지주인 김은정도 여러 차례 눈물을 닦아냈다. 4년 전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신드롬과 영미 열풍을 주도한 김은정은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의미를 놓고 “포기하지 않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울음을 꾹 삼켰다.

이어 “평창올림픽은 개최국 티켓으로 출전했다. 그때는 올림픽이 처음이라 겁 없이 했지만, 이번에는 더 잘하고 싶었다. 또, 팀 킴이 이런 팀이라는 사실을 더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컬링 불모지인 한국에서 기량을 쌓은 팀 킴은 평창올림픽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한국 컬링 최초로 은메달을 따내며 스타가 됐다. 그러나 이후 발걸음은 순탄치 않았다. 대한컬링협회 전임 집행부와 지도부의 갑질 파문으로 마음을 크게 다쳤다. 또, 소속팀이 사라지면서 잠시 갈 곳을 잃기도 했다.

팀 킴은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평창 대회 신드롬을 써냈던 멤버들이 그대로 똘똘 뭉쳐 위기를 헤쳐 나갔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레이와르던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자격대회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라트비아를 꺾고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냈다.

임 감독은 “많은 국민께서 응원해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평창올림픽 이후 다른 나라의 모든 선수들이 다음 대회를 보고 준비할 동안 우리 선수들은 1~2년 늦게 출발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온 것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2026년까지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4년 뒤 열릴 다음 올림픽 역시 팀 킴으로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김영미 역시 같은 생각을 이야기했다. 김영미는 “평창 대회에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우리들끼리 ‘후회 없이 하자’고 했는데 후회가 남는 것 같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