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의 수비 가세는 전의산의 타석 수를 늘려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SSG랜더스
▲ 추신수의 수비 가세는 전의산의 타석 수를 늘려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와이번스-랜더스 프랜차이즈가 인천에 자리 잡은 이후, SSG는 총 네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더불어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유독 신인상 수상자는 없었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신인상 수상자는 2000년 이승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훗날 스타로 크는 선수들이 여럿 나왔지만 신인 시즌부터 확실한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하거나, 혹은 너무 거대한 경쟁자들이 있었다. 근래에는 황폐화 일보직전인 인천 팜의 문제로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육성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혹은 신중하게 육성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신인상 후보가 마땅치 않았던 이유다.

올해는 한 명의 후보자가 등장했다. 6월 8일 1군 콜업 이후 강한 인상을 심어준 좌타거포 전의산(22)이 그 주인공이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20년 SSG의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은 전의산은 지명 당시부터 박정권 한유섬의 뒤를 이을 팀의 좌타거포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2군에서 육성에 공을 들였고, 부상 및 부진으로 고개를 숙였던 시기를 지나 올해 1군 데뷔를 이뤘다.

전의산은 23일까지 13경기에서 타율 0.360, 2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76의 기막한 스타트를 알렸다. 1군에 뒤늦게 콜업된 부분은 있지만, 올해 신인상 레이스에서 확실하게 치고 나가는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건 역전극의 가능성을 남긴다. 올해는 기대를 모았던 고졸 신인들이 1군에서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중고 신인 중에서도 아직은 레이스를 주도하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전의산이 이 흐름을 시즌 끝까지 이어 나간다면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문제는 그 가능성이 진짜냐, 아니냐를 가늠할 출전 시간의 문제다. 전의산은 1루 자원이다. 다른 포지션은 소화가 어렵다. 그런데 SSG의 개막 1루수는 외국인 선수인 케빈 크론이었다. 사실 크론이 부진하지 않았다면 전의산의 전격적인 콜업 및 기용도 미뤄졌을지 모른다. 타격이 부진한 크론이 퇴출되고 외야수 등 다른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를 뽑아온다는 가정이 없다면, 전의산의 출전 시간은 크론과도 연관이 있는 셈이다.

다만 추신수의 팔꿈치 상태에 따라 현 상태에서도 전의산의 출전 기회에도 숨통이 트일 수는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팔꿈치 수술을 받은 추신수는 올해 타격은 하고 있으나 아직 수비에 나간 적은 없다. 지명타자로만 계속 출전 중이다. 당초 6월 정도면 제한적으로나마 수비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개막 시점에서 그 판단이 바뀌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추신수의 수비 출전이 후반기는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고, 실제 그런 흐름으로 가고 있다.

추신수의 수비 출전이 가능해지면 SSG는 지명타자 슬롯이 남는다. 추신수는 수비에 나가는 게 자신의 타격감에도 도움이 되는 유형의 선수다. 웬만하면 수비에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지금도 내심 답답함을 느끼고 있을 법하다.

물론 추신수와 한유섬이 번갈아가며 지명타자 포지션을 소화할 가능성이 커 일주일에 6경기 모두 지명타자 슬롯이 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전의산을 1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더 열린다. SSG 내부에서는 한유섬-최지훈(김강민)-추신수가 외야를 형성하는 날이 일주일에 절반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김원형 감독 또한 “추신수가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1~2번만 수비에 나가줘도 6경기 중에 두 번 정도는 다른 선수가 지명타자로 들어갈 수 있다”고 효과를 기대하면서 “일단 추신수의 수비가 되는 시점 생각하겠다. 그때가 되면 정말로 더워서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라고 여러 가지 수를 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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