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등 뒤에 '에브렌'이라는 한글 문신이 선명하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태극 문양으로 새긴 문신도 눈에 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조니 에블렌(30, 미국)이 UFC 다음으로 큰 종합격투기 단체인 벨라토르(Bellator MMA)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25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언캐스빌에서 열린 '벨라토르 282'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게가드 무사시(36, 네덜란드)를 5라운드 종료 3-0(50–45,50–45,50–45) 판정으로 꺾고 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에브렌' 한글 문신이 계속 카메라에 잡혔다. 레슬링으로 무사시를 넘기고 상위 포지션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다섯 라운드를 모두 앞선, 완승이었다.

에브렌은 키 185cm로 다부진 체격을 지닌 미들급 파이터다. 명문 아메리칸탑팀(ATT) 소속으로 2017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해 12연승 무패를 달리고 있다.

다섯 번의 KO승과 한 번의 서브미션 승이 있다. 놀라운 것은 여섯 번의 판정승에서 한 라운드도 빼앗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더 휴먼 치트 코드(The Human Cheat Code)'라는 별명이 딱 어울린다. 존재 자체가 반칙인 사람이라는 의미다.

에블렌은 대학교 때까지 레슬링을 했다. 벤 아스크렌, 타이론 우들리, 마이클 챈들러가 나온 미주리대학교에서 선수로 활동했다.

부상 불운으로 올림픽 꿈을 이루지 못하고 졸업한 다음, 플로리다로 이주했는데 귀인을 만났다. 미국 올림픽 국가 대표를 지낸 레슬러 스티브 모코였다.

모코는 아메리칸 탑팀의 레슬링 코치다. 에블렌의 재능을 눈치채고 건넨 "아메리칸탑팀으로 훈련하러 와"라는 한마디가 에블렌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에블렌은 종합격투기 매력에 빠졌고, 뛰어난 코치와 파트너들과 훈련하면서 실력을 키웠다. 벨라토르 챔피언이 된 이날도 마이크 브라운·킹 모·티아고 알베스·더스틴 포이리에가 함께했다.

언더독으로 평가받던 에블렌은 업셋을 일으킨 후 "레슬링으로 무사시를 압도했다. 모든 라운드를 이겼다. 악플러들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내가 세계 최고의 미들급 파이터라는 사실에 물음표를 달지 못한다"며 기뻐했다.

베테랑 무사시를 꺾고 벨라토르 미들급 새 시대를 연 에블렌은 에드 루스, 파비앙 에드워즈, 오스틴 밴더포드 등 컨텐더들의 도전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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