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심각한 부진에 빠지며 영입 당시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기쿠치 유세이(31‧토론토)가 갈림길에 섰다. 토론토가 어떤 방식으로든 기쿠치의 ‘조정’을 원한다는 정황은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그 방법의 문제로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기쿠치는 6일(한국시간) 오클랜드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2⅓이닝을 버티는 데 그치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기쿠치는 이날 2⅓이닝 동안 볼넷만 5개를 내주는 등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고 끝내 4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토론토는 기쿠치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3-5로 졌다. 갈 길 바쁜 토론토가 다시 기쿠치 리스크에 운 셈이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3년 3600만 달러(약 468억 원) 계약을 한 기쿠치는 5월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로비 레이(시애틀), 스티븐 매츠(세인트루이스)를 경험한 토론토는 제구 난조를 겪고 있는 좌완 투수를 고쳐 쓰는 데 자신감이 있었다. 빠른 공을 가진 기쿠치도 그런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아직은 성과가 없다.
구종의 변화, 투구 동작의 변화 등 여러 방법을 써보고 있지만 6월 이후 급격하게 무너졌다. 6월 이후 7경기에서 기쿠치는 7.99라는 최악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결국 시즌 평균자책점(5.12)은 물론,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도 5.81까지 치솟으며 난파선 신세로 전락했다.
토론토도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기쿠치의 들쭉날쭉한 투구 내용에 몇 차례 우려감을 드러냈던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7일 오클랜드전에 앞서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 놓겠다”고 강조했다. 몬토요 감독은 “다음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거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는가”는 질문에 “그것도 하나의 옵션”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유력한 건 한 차례 정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고 투구 밸런스 수정 등 조정 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대체 선발 한 명을 당기면 된다. 오른 발목에 타구를 맞아 다음 선발 등판 일정이 불투명한 케빈 가우스먼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수한다는 건 그만큼 기쿠치의 상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마이너리그에 내려 조금 더 오래 조정을 거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더 스코어’는 “기쿠치의 다음 등판을 거르는 것은 물론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 기술을 연마하게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기쿠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이나 현재 상황이 심각하기에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어차피 3년을 써야 할 투수고, 이제는 멀리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건 대체적으로 인정한다. 기쿠치는 올 시즌 계약이 늦어 토론토 코칭스태프가 충분히 살피고 수정할 시간이 없었다. 현재 기쿠치는 등판 자체가 팀에 해를 끼치는 선수가 되는 양상이다. 한 번의 선발 등판을 거르는 것으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토론토가 뭔가의 긴 호흡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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