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은 '열정'과 '질문'을 강조했다.
▲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은 '열정'과 '질문'을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춘천, 박대현 정형근 기자] 손웅정(60)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은 이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아들을 키운 방식 그대로 '포스트 손흥민'을 육성한다.

손 감독은 물보다 불이다. 시종일관 변함없는 열성을 중시한다. "코치가 처음부터 끝까지 열의를 다해 가르쳐야 유소년 선수가 배운 것의 50%라도 얻어간다"며 누누이 열성을 강조했다. 배움에의 줄기찬 갈망도 물보단 불을 닮았다. 

"요즘 웬만하면 코치들에게 얘길 잘 안한다. 그럼에도 오늘은 열정에 대해 얘길 좀 했다. 운동장에 들어가 '그냥 내가 코치인데 오늘 하루 (적당히) 애들 가르치고 한 달 되면 월급 받고' 이런 식으로 가게 되면 한계가 금방 온다 강조했다."

"'왜'라는 질문을 항상 품어야 한다. 항상 연구하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그런 뒤에 운동에 들어가야 한다. 엄청난 열정을 내뿜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안하면 애들은 50%도 못 얻어간다."

▲ 손흥민
▲ 손흥민

손 감독은 손아랫사람에게 묻는 일을 부끄러워 말라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을 입에 올렸다. 묻고 배우는 일에 나이와 지위 고하가 있겠느냐며 스스로가 운신의 폭을 좁히지 말라는 당부였다.

"코치들에게 늘 말한다. 불치하문이라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걸 부끄러워 말고 안 묻는 걸 부끄러워 하라 부탁한다. (세상) 모든 흐름은 변한다. 세상이 변하는 만큼 축구도 변해야 산다. 계속 공부하고 연구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개원한 SON축구아카데미는 여느 아카데미와 훈련법이 조금 다르다. 단체훈련은 오후 90분가량만 진행한다. 코치진은 초시계 없이 훈련장에 들어간다. 선수 연령에 맞는 기본기를 반복 훈련시키고 독서토론을 강조한다. 

손흥민의 친형이자 현재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선수단을 지도하는 손흥윤(33) 코치는 "훈련 시간은 최대 2시간이다. 120분을 넘기지 않는다"면서 "선생님들도 초시계를 들지 않는다. 연령대에 맞는 기본기 훈련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곳"이라 설명했다.

손 코치 축구철학은 '기본기'다. 시간이 걸려도 공을 완벽히 다룰 때까지 철저히 반복시킨다. 

아카데미 지향점이 팀 승리에 안 찍혀 있는 탓이다. 성인 팀에 가서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기본기 배양을 집요할 정도로 추동한다.  

"연령별로 필요한 기본기가 있다. 이를 배양하는 훈련에 중점을 두고 아이들을 가르친다. 우린 (아이들이) 성인 팀에 가서도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길 원한다. 팀 성적보다 개인 능력을 키우는 훈련을 고집하는 이유다. 아직은 되도록 성적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기본기에 중점을 두고 지도할 것이다."

"물론 피치 위에서 선의의 경쟁은 필요하다. 하나 팀과 팀으로 순위 경쟁하는 구도는 성인 팀에 가서 부딪혀도 충분하다 믿는다. SON축구아카데미 아이들은 (팀보다는) 개인간 선의의 경쟁을 토대로 기본기 함양에 중점을 두고 계속 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슈팅 훈련을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6년 가까이 기본기 훈련만 했다. 기본에 몰두한 손 씨 부자 철학이 아집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기대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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