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2016년 3월 6일(이하 한국 시간) UFC 196 메인이벤트.

당시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7, 브라질)가 예정대로 코너 맥그리거와 맞붙었다면 인생이 바뀌었을지 모른다. 열흘 전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빨간 팬티의 밤(Red Panty Night)'이 날아갔다.

대신 돈방석에 앉은 사람은 대체 선수로 들어온 네이트 디아즈였다. 맥그리거에게 한 번 이기고 한 번 져서 받은 파이트머니가 20억 원 이상이었다.

도스 안요스는 2015년 3월 앤소니 페티스를 판정으로 꺾고 챔피언이 된 뒤, 2015년 12월 도널드 세로니를 쉽게 TKO로 잡아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한 상태였다. 롱런을 꿈꾸던 때, '맥또(맥그리거+로또)'가 터질 뻔했는데…, 부상이 원망스럽다.

여기서부터 꼬였다. 2016년 7월 타이틀 2차 방어전에서 만난 에디 알바레즈에게 1라운드 3분 49초 만에 TKO로 져 벨트를 넘겨줬다. 그 알바레즈는 4개월 뒤 맥그리거에게 2라운드 3분 4초 만에 TKO패 했다.

타이틀을 잃은 도스 안요스는 2016년 11월 토니 퍼거슨에게도 판정으로 지고 충격에 빠졌다. 웰터급으로 올라가는 결단을 내렸다. 새 출발은 성공적이었다. 타렉 사피딘, 닐 매그니, 로비 라울러를 차례로 꺾었다. 두 체급 챔피언 등극의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웰터급에는 덩치 큰 레슬러들이 너무 많았다. 도스 안요스는 키 173cm로 크지 않은 편. 콜비 코빙턴, 카마루 우스만, 리온 에드워즈, 마이클 키에사에게 판정패했다. 힘과 체격의 열세를 절감해야 했다.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 2020년 11월, 라이트급을 떠난 지 4년 만에 라이트급으로 복귀했다. 폴 펠더와 헤나토 모이카노를 이겼고, 다시 라이트급 챔피언을 꿈꾼다. '빨간 팬티의 밤' 기회는 다시 안 오더라도 옛 영광을 되찾고 싶다.

랭킹 7위 도스 안요스는 오는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온 ESPN 39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10위 라파엘 피지예프를 잡고 타이틀 도전권 경쟁에 들어가려고 한다.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내 위에 있는 랭커들은 최근 경기를 졌거나 챔피언(찰스 올리베이라)에게 패배했다. 이슬람 마카체프는 톱 10 랭커와 붙은 적이 없다. 마카체프는 베닐 다리우시와 붙을 것처럼 보였는데, 바뀔 것 같다. 일단 지금은 피지예프만 생각해야 한다.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고 타이틀 경쟁권에 내 이름을 넣겠다"고 말했다.

UFC 라이트급에 세대교체 바람이 분다. 피지예프는 '뉴 블러드' 중 하나. 6승 무패로 UFC에 들어와 데뷔전 패배 후 5연승을 달리는 중이다. 총 전적 11승 1패 중 KO승이 7승이나 되는 타격가다.

구세대 중 하나인 도스 안요스는 피지예프의 폭발력을 경계한다. 5라운드 경기 경험이 없는 피지예프를 왕성한 활동력으로 잡을 생각이다. "내겐 아주 중요하고 큰 도전이다. 피지예프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다.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늘 그랬던 것처럼 활동량으로 승부한다. 영리하게 운영하겠다. 이 경기는 명승부가 될 것이다. 팬들에게 즐거운 쇼를 안겨주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타이틀에서 내려온 지 6년. 만으로 37세가 된 베테랑 도스 안요스는 젊은 피의 도전을 뿌리치고 다시 왕좌를 향해 진격할 수 있을까. 도스 안요스에게는 기회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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