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장민재.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장민재.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최민우 기자]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

한화 이글스 장민재(32)는 올해 드디어 알을 깨고 나왔다. 그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는데, 이제 장민재가 없는 한화 선발진은 생각할 수 없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을 완벽하게 메웠고, 팀 9연패, 10연패를 끊어내면서 ‘연패스토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장민재는 지난 2일 대전 KIA전에도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9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 팀 5-4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한화는 올 시즌 KIA전 9연패에서 벗어났다. 이튿날(3일) 만난 장민재는 “매 이닝 위기가 있었다. 5회까지 던지기 힘들 거라 생각했다. 최소 실점으로 버티자는 생각으로 투구했다. KIA전 연패를 끊어서 기분 좋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데뷔 13년 차에 비로소 자리를 잡은 장민재다. 오랜 시간동안 유지했던 루틴을 과감하게 버린 게 주효했다. 1·2군 투수 코치들과 머리를 맞대고 개선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또 주무기인 포크볼을 효과적으로 구사하기 위해 구속 증가와 변화구를 정교하게 다듬기 위해 노력했다.

▲ 한화 장민재. ⓒ 한화 이글스
▲ 한화 장민재. ⓒ 한화 이글스

장민재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코치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어떻게 던져야 할까 생각을 공유했다. 그게 잘 통한 것 같다.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볼 스피드를 끌어올리려 노력했고, 포크볼을 살리기 위해 커브 같은 변화구를 다듬었다. 2군에서도 많은 분들이 신경써줬다”며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남긴 명언도 장민재에게 큰 울림을 줬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말을 접한 장민재는 과감하게 변화를 선택했다. 그는 “큰 자극이 됐다. 10년 동안 해왔던 걸 바꾸는 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이 말을 듣고 ‘바뀔 때가 됐구나’ 싶더라. 사실 불안하기도 했다. 잘 안되면 이전보다 더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갈 수 있는데, 대범하게 바꾼 게 잘됐다”며 씽긋 웃었다.

▲한화 이글스 장민재.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장민재. ⓒ연합뉴스

과거 장민재는 경기 결과가 좋지 않거나 슬럼프에 빠지면, 더 많은 운동량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재충전 기회를 갖는다. 장민재는 “운동 스타일을 바꿨다. 안 되면 많이 운동을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몸만 더 지치게 되더라. 지금은 루틴을 바꿨다. 등판 다음 날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다음날 운동을 한다”고 했다.

많은 것을 바꾼 장민재는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었다. 또 올 시즌을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내 운이 어떻게 되나 하늘에 맡기려 한다. 나는 그냥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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