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해영 ⓒ곽혜미 기자
▲ 정해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최민우 기자] “머리는 잊었는데 몸이 기억하더라.”

KIA 타이거즈 정해영(21)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 6-3으로 앞선 10회말 마운드에 섰다. 이날 1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 팀 승리를 이끌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위기가 이어졌다. 정해영은 선두타자 정은원에게 중전안타, 노시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주석과 박정현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리나 싶었지만, 다시 김태연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2사 만루 위기 상황. 홈런 한방이면 경기를 내줄 수 있었다. 또 상대가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친 최재훈이라 불안감은 더 컸다. 하지만 정해영은 삼진을 솎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전날(2일) 경기가 생각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정해영은 4-4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선두타자 하주석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올 시즌 첫 피홈런이 기록된 순간이다. 김종국 감독 역시 “너무 잘던졌었네”라고 웃으며 “끝내기 홈런 맞는 건 마무리 투수의 숙명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경험을 했으니 더 신중하게 던질 거라 생각했다”며 정해영이 홈런을 맞은 순간을 잊고 호투하길 바랐다.

사령탑의 바람대로 정해영은 1이닝을 막아냈다. 과정은 불안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었다. 정해영은 하주석을 상대할 때 홈런을 맞은 순간이 떠올랐다. 떨쳐내려 했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정해영은 “머리로는 잊었는데 몸이 기억했다. 정말 눈 깜짝하는 순간 홈런을 맞았다. 충격이 두 배 세 배였다. 하주석 선배가 나왔을 때 이를 악물고 던졌다”고 말했다.

▲ 정해영 ⓒ곽혜미 기자
▲ 정해영 ⓒ곽혜미 기자

정해영은 2020년 KIA 유니폼을 입었고, 프로 2년차였던 지난해 34세이브를 수확했다. 타이거즈 구단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인 임창용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해도 KIA의 뒷문을 걸어 잠그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필승조였던 장현식과 전상현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정해영은 어떤 상황이라도 등판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세이브 상황이 아니라도 열심히 던지겠다. 불펜 투수들 모두 하나로 뭉쳐야 한다. 잘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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