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신고 박지혁(왼쪽)과 변헌성이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인상고와 1회전을 승리로 마친 뒤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 유신고 박지혁(왼쪽)과 변헌성이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인상고와 1회전을 승리로 마친 뒤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쟤네 둘 그렇게 안 친해요.”

인상고와 유신고의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이 막 끝난 4일 목동구장. 이날 10-0 6회말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유신고 벤치에는 미소가 흘러넘쳤다. 직전 청룡기 우승의 기운을 산뜻하게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수훈선수 인터뷰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주인공은 이날 나란히 홈런을 터뜨린 3학년 포수 변헌성(18)과 2학년 지명타자 박지혁(17). 그런데 둘이 함께 있는 장면을 보자 동료들은 “쟤네 둘이 그렇게 친하지는 않다”며 장난기 섞인 훼방을 놓는다. 그러자 둘은 급히 어깨동무를 하며 “우리 원래 친하다”고 맞받아친다.

1살 터울의 변헌성과 박지혁은 ‘경쟁과 우정’ 사이에서 한솥밥을 나눠 먹고 있다. 1년 선배인 변헌성이 주전 마스크를 쓰는 가운데 방망이가 좋은 후배 포수 박지혁이 지명타자로 함께 타선을 책임지는 중이다. 한 경기에서 두 명이 포수로 같이 뛸 수 없어서 생긴 일이다.

이처럼 안방이 튼튼한 유신고는 이날 경기에서도 포수들의 활약 덕을 톡톡히 봤다. 먼저 돋보인 이는 박지혁. 0-0으로 맞선 3회말 상대 선발투수 류준혁으로부터 선제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큰 포물선을 그린 타구가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를 벤치에서 지켜본 변헌성도 힘을 냈다.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같은 코스로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2회까지 무안타로 묶여있던 유신고는 이 대포 두 방으로 분위기를 뒤바꿨다. 이후 타선이 살아나면서 4회 1점을 추가한 뒤 6회 대거 6점을 뽑아 손쉽게 10-0 콜드게임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만난 변헌성은 “올해 초반 삼진이 많았지만, 그만큼 장타도 늘었다. 그래서 자신 있게 승윙을 하고 있다”면서 “오늘은 직구 타이밍으로 방망이가 나갔는데 변화구가 걸렸다”고 홈런 순간을 설명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다는 변헌성은 이어 “포수의 매력은 포수가 잘해야 팀이 이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방망이를 잘 치는 포수는 더 플러스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변헌성처럼 올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을 겪었던 박지혁은 “마음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홍석무 감독님께서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면서 “지금은 포수로 뛰지는 않지만, 내년이 있지 않나. 수비는 내년부터 하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어릴 적 아버지와 동네야구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리틀야구부로 들어가게 됐다는 박지혁은 이어 “양의지 선배님과 같은 포수가 되고 싶다. 묵묵하면서도 자기 몫을 다하는 점이 멋있다”고 수줍게 이야기했다.

이처럼 든든한 두 명의 포수를 지도하는 사령탑은 흐뭇한 미소를 지을 뿐이다. 올 시즌부터 유신고를 지휘하는 홍석무 감독은 “지금은 변헌성이 주전으로 뛰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박지혁이 포수를 봐줘야 한다. 수비와 공격 모두 좋은 선수다”고 말했다.

2019년 대통령배와 청룡기를 연달아 휩쓸며 전성기를 달렸던 유신고. 올 시즌 청룡기에서 다시 정상을 밟으며 1차 목표를 달성한 유신고는 이번 대회에서 다시 2관왕 재현을 노린다. 변현성은 “선수들끼리 대통령배는 물론 마지막 대회인 봉황대기에서도 우승하자고 이야기했다”는 말로 벤치 분위기를 대신 전한 뒤 학교로 돌아갔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