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좀처럼 닿지 않는 승리다. 벌써 3번째. 지난해 9승에서 멈춰 선 징크스가 다시 생각나는 시점이다.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또 10승 달성을 미뤘다. 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앤젤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5⅔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7패(9패)째를 안았다.

이날 패배로 오타니는 1928년 베이브 루스가 달성한 10승-10홈런 재현을 다음으로 미뤘다. 최근 3경기 내리 10승 실패. 또, 구단 신기록인 1977년 놀란 라이언의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 도전도 6경기에서 멈춰 섰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10승이다. 3회초까지 무실점으로 버틴 오타니는 4회 선두타자 라몬 로리아노에게 1루를 내줬다. 3루수 루이스 렝귀포가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다. 이어 폭투로 로리아노에게 2루까지 허용한 뒤 션 머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1실점했다.

실책으로 비자책 1점을 기록한 오타니는 4회 타선이 1점을 내면서 지원을 받았지만 6회 위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로리아노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션 머피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오타니는 제드 로리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애런 루프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투구를 마쳤다. 또, 타석에서도 7회 대타 커트 스즈키와 교체되면서 3타수 무안타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문제는 오타니의 몸 상태다. 현지 언론은 이날 게임 후 “오타니가 오른쪽 팔뚝 경련을 느껴 경기에서 빠졌다”고 보도했다. 오타니 역시 “타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통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에게 팔뚝 통증은 치명적이다. 매일 타자로 뛰면서 닷새 간격으로 등판까지 소화해야 하는데 팔꿈치가 아프다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현재로선 큰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는 통증이 없었다. 타석을 준비하면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필 네빈 감독대행이 “오타니는 다음 경기에서도 계속 지명타자로 나갈 수 있다”는 설명에는 “나도 같은 생각이다”고 답했다.

이유도 함께 덧붙였다. 오타니는 “쉬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나갈 수 있는 경기는 모두 나가고 싶다. 휴식을 취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최근 하락세로 에인절스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까지 추락한 점을 두고 한 말이었다.

이처럼 투타를 겸업하면서도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오타니는 3연속 10승 실패를 놓고는 “답답함은 있다. 무엇보다 선취점을 내주면 경기 전개가 어렵다. 그래서 선취점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은 놓지 않았다. 오타니는 끝으로 “지금은 한 타석, 한 타자 상대에서도 확실한 결과를 내고 싶다. 1승이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점은 선수로서 힘든 부분이지만, 그래도 내가 해야 할 일에는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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