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상고 3학년 유격수 김재상이 4일 신월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신일고와 32강전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월, 고봉준 기자
▲ 경기상고 3학년 유격수 김재상이 4일 신월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신일고와 32강전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월,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월, 고봉준 기자]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나오더라고요.”

평소에는 지극히 내향적인 스타일이다. 그런데 그라운드로만 들어서면 성격은 180도 달라진다. 주장으로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십이 자신도 모르게 나오고, 저돌적인 플레이도 서슴지 않는다.

올 시즌 고교야구 유격수 경쟁 구도를 이끌고 있는 경기상고 3학년 김재상(18)을 4일 신월구장에서 만났다.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신일고와 32강전(4-3 승리)을 앞두고 마주한 김재상은 “지난해와 비교해서 올 시즌 성적이 영 만족스럽지 않다.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그렇다”고 먼저 말했다.

서울고 김도월, 북일고 김민준, 덕수고 주정환 등과 함께 수준급 유격수로 꼽히는 김재상은 지난해 20경기에서 타율 0.407(81타수 33안타) 3홈런 22타점 18득점 7도루로 맹활약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어 올 시즌에도 18경기 타율 0.386(70타수 27안타) 14타점 16득점 10도루로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재상은 “타율도 조금 떨어졌고, 홈런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또, 팀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의지를 다졌다.

신장 183㎝·체중 81㎏의 신체조건을 지닌 우투좌타 내야수 김재상은 뛰어난 스포츠인 DNA를 물려받았다. 아버지는 2000시드니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58㎏급 은메달리스트인 김인섭 삼성생명 코치. 어릴 적부터 뛰어난 운동 능력을 발휘할 수 있던 숨은 배경이다.

▲ 김재상의 아버지인 김인섭 삼성생명 코치. ⓒ스포티비뉴스DB
▲ 김재상의 아버지인 김인섭 삼성생명 코치. ⓒ스포티비뉴스DB

김재상은 “어릴 때부터 축구와 농구, 야구를 즐겨 했다. 그러다가 고명초 4학년 때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중학교 때까지는 평범한 선수였다. 경기상고로 와서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고교야구를 지켜보고 있는 프로 스카우트들은 김재상의 장점을 놓고 “강한 어깨”라고 입을 모은다. 김재상 역시 “어깨는 자신 있다. 또, 언제든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교타자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인터뷰 내내 수줍은 미소를 숨기지 못하던 김재상. 그러나 야구공만 잡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김재상은 “평소에는 내향적인 성격이다. MBTI(성격유형검사)도 I형이다. 정확히는 ISFJ인데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나오더라. I형은 맞는데 게으른 편은 아니다”고 웃고는 “야구를 할 때는 외향적으로 변한다. 롤모델도 그라운드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프란시스코 린도어다”고 말했다.

김재상은 경기상고 동기인 포수 엄형찬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최근 엄형찬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을 통해 미국행을 결정했다.

먼저 사회 진출을 확정한 친구를 “부럽다”며 바라본 김재상은 끝으로 “동기들은 물론 다른 학교의 친구들과 프로에서도 함께 활약했으면 좋겠다. 지난해 유독 많은 유격수 선배들이 큰 관심을 받고 프로로 가셨는데 우리도 선배들처럼 빨리 멋진 신인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