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정수빈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정수빈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내일(7일)이 입추라네요."

두산 베어스 정수빈(32)이 가을이 다가왔다고 알리며 활짝 웃었다. 정수빈은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 1-4로 뒤진 6회말 대수비로 교체 출전해 일을 냈다. 8회초 4-4 균형을 맞추는 동점 투런포를 터트리며 7-4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덕분에 2연승을 달린 6위 두산은 시즌 성적 43승50패2무를 기록해 5위 KIA(48승48패1무)를 3.5경기차까지 추격했다.

정수빈은 올 시즌 내내 타격감이 좋지 않아 애를 먹었다. 77경기에서 타율 0.213(230타수 49안타)에 그쳤다. 타격감이 저조한 탓에 주전 중견수 타이틀을 내려놓고 후배들과 경쟁했다. 올해 유독 안권수, 양찬열, 김대한, 김태근, 송승환 등 눈에 띄는 젊은 외야수들이 많아 정수빈이 낄 틈이 없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042로 바닥을 쳤다. 지난달 1일 kt 위즈전 이후로는 안타가 없기도 했다. 

그런 정수빈이 5강 싸움에서 팀이 꼭 필요한 순간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날렸다. 1-4로 뒤진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두산은 패색이 짙었고, KIA는 마무리투수 정해영에게 아웃카운트 4개를 맡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해영이 KIA의 계획대로만 버텨준다면 그대로 끝나느 흐름이었다. 

신호탄을 쏜 건 안재석이었다. 안재석은 볼카운트 0-2로 몰린 상황에서 정해영이 던진 포크볼을 걷어 올려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2-4로 좁혀져 두산 타자들이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을 품게 했다. 다음 타자 베테랑 김재호가 2루수 김선빈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우중간 안타로 2사 1루 기회로 연결했다. 이제 흔들리는 건 정해영이었다. 

정수빈은 그런 정해영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볼카운트 2-1에서 시속 141㎞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4-4 균형을 맞춘 순간, 두산 원정 관중석은 팬들의 환호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두산은 9회초 3점을 더 뽑아 7-4 대역전승에 쐐기를 박았다. 

정수빈은 "2군에 가서도 감이 엄청 안 좋았다. 2군에서 경기를 뛰면서 조금씩 감을 찾고 올라온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 딱히 구종을 노리지는 않았다. 그냥 오는 공을 보고 쳤다"고 덤덤하게 동점포를 친 소감을 이야기했다.

팀이 순위 경쟁을 펼칠 때나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활약이 빼어나 정수빈은 '가을 영웅'으로 불린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MVP를 차지했다. 

정수빈은 올해도 관련 기록을 이어 가느냐는 말에 "이상하게 시기가 또 내일이 입추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하며 웃은 뒤 "일단 올해 내가 많이 안 좋은데 내 개인 성적은 마음 속에서 버렸다. 이제는 타격 감이 조금 좋아졌다. 우리 팀이 5강 싸움을 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보탬이 돼서 5강 싸움을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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