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메릴 켈리(34,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현재 빅리그 최고 우완 가운데 하나다."
켈리가 계속해서 KBO 외국인 투수의 메이저리그 역수출 신화를 쓰고 있다. 켈리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팀은 1-2로 끝내기 패해 승리를 챙기진 못했다.
켈리는 최근 미국으로 돌아간 KBO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례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4시즌을 뛰면서 119경기, 48승32패, 729⅔이닝, 641탈삼진,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했다. KBO MVP 출신 내야수 에릭 테임즈(36), 투수 조쉬 린드블럼(35)과 비교하면 한국에서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을지 몰라도 미국으로 돌아간 뒤로는 켈리만큼 꾸준한 선수가 없다.
2019년 애리조나와 계약한 켈리는 그해 13승(14패) 투수로 활약하며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애리조나가 우승 후보와 거리가 있는 팀이라 켈리에게 기회가 간 것도 사실이지만, 켈리는 올해 다시 10승을 달성하며 입지를 다졌다.
후반기 페이스는 더더욱 놀랍다. 켈리는 후반기 등판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은 2.81로 내셔널리그 7위다. 비록 팀은 가을야구와 꽤 멀어져 있지만, 켈리는 내셔널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켈리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상대로 최고 구속 94.3마일(약 시속 151.8㎞), 평균 구속 92.1마일(약 시속 148.2㎞)짜리 직구에 체인지업과 싱커, 커터, 커브 등 변화구를 골고루 섞어 던졌다. 켈리는 이날 전까지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통산 13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2.79로 강했던 면모를 이어 갔다.
애리조나 타선은 켈리에게 딱 한 점을 지원해줬다. 0-0으로 맞선 4회초 크리스티안 워커가 좌중월 솔로포를 터트려 1-0으로 앞서 나갔다. 켈리가 귀한 1점 리드를 안정적으로 지켜 나가자 미국 현지 중계진은 "켈리는 현재 빅리그 최고 우완 가운데 하나"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7회말이 가장 큰 고비였다. 6회까지 77구였던 투구 수가 이때 순식간에 93구까지 불어났다. 선두타자 이반 롱고리아를 좌익수 뒤 2루타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켈리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번트를 시도한 타이로 에스트라다를 포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브랜든 크로포드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3루 위기로 이어지긴 했지만, 조이 바트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임무를 마쳤다.
애리조나는 8회말 수비를 앞두고 조 맨티플리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9회말에는 이안 케네디를 마운드에 올렸는데, 크로포드에게 중월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해 1-2로 허무하게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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