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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히로키와 히로시마의 '새빨간 토요일'…팬들 지지에 보답하며

작성일: 2016.05.09 11: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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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시마에서 시작된 '제트풍선' 응원, 7일 마쓰다줌줌스타디움 ⓒ SPOTV NEWS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라면 히로시마의 토요일은 빨갛다. 7일 토요일, 일본 히로시마 마쓰다줌줌스타디움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요코하마DeNA 베이스타즈의 경기가 열렸다. 구로다 히로키가 선발 등판한 이날 경기는 원정 응원석을 제외하고 일찌감치 예매가 끝난 가운데 3만1,530명이 입장했다. 구로다가 등판한 5차례 홈 경기 평균 관중은 3만1,353명으로 집계됐다. 구로다는 올 시즌 매주 토요일마다 선발 등판하고 있다. 히로시마의 토요일은 더 붉게 타오른다.

히로시마 구단에서는 "구로다의 등판은 토요일이 많지만 공식 선발 예고는 경기 전날(경기 중 다음 날 선발투수 예고가 나온다)이기 때문에, 구로다가 등판하는 이유로 티켓 판매량이 늘어났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단 측에서 구로다의 경제 효과를 공식적으로 조사하거나 발표한 적은 없으나, 일본 언론에서는 그가 41살 나이에 연봉 6억 엔으로 일본 프로 야구 1위에 오를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주간 베이스볼'은 "모기업이 없는 히로시마는 적자 경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FA를 내주는 일이 많았다. 구로다 역시 히로시마에서 뛸 때 최고 연봉은 2007년 2억 5,000만 엔이었다"며 "40대에 6억 엔대 연봉을 찍은 것은 구로다가 처음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구단 역사에 남을 만한 이 대담한 투자가 결코 무리한 결정은 아니라고 봤다.

그가 일본 복귀를 결정하고 난 뒤부터 구로다 개인뿐만 아니라 히로시마 구단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구로다는 지난해 1월 미국 LA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오키나와 캠프부터 팀에 합류했는데,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팬들이 방문했다. 홈 구장 마쓰다줌줌스타디움 연간 지정석은 2년 연속 8,300석이 매진됐고, 관중은 2014년 대비 12.3% 늘어 211만 266명이 찾아왔다. 그의 유니폼이 여름까지 품귀 현상을 빚은 가운데 구단 상품 매출이 30~40% 이상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 구로다의 유니폼을 입은 히로시마 팬들 ⓒ SPOTV NEWS

구로다가 등판한 날인 만큼 그의 이름과 등 번호가 박힌 유니폼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단지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도 최상위권에 있다. 구단에서는 "지난 시즌에는 구로다의 유니폼이 가장 많이 팔렸고, 올해는 2위"라고 했다. 구단 상품 매장 직원은 매장 한쪽 빈 곳을 가리키며 "요즘에는 스즈키 세이야(22, 외야수)의 유니폼이 가장 잘 나간다. 그다음으로 구로다, 아라이 다카히로 등이 인기"라고 말했다. 최근 스즈키의 인기가 정점을 찍고 있지만, 유니폼 판매대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구로다였다.

구장에서 만난 '올드 팬' 가운데에는 구로다의 팬이 많았다. 1997년 프로에 데뷔해 2007년까지 히로시마시민구장 시절 에이스로 활약했던 그를 추억하고 있는 이들이다. 구로다는 이 11년 동안 103승을 땄다. 15승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한 2005년에는 다승왕을 차지했고 베스트나인, 최우수투수상,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예전부터 팬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부터 '그냥' 그의 팬이 됐다"던 가라시마 노리코 씨(여, 65)는 "싼 몸값에 돌아와 줘서 고맙다. 지금은 그래서 팬"이라며 웃었다.

그렇다면 젊은 팬들에게 구로다는 어떤 의미일까. 야나기사와 나오히로 씨(남, 28)는 "초등학교(소학교) 시절 구로다가 히로시마시민야구장에서 던지는 것을 봤다. 그때부터 팬이었는데 그가 돌아온다고 해서 감격했다"고 말했다. 팬이 된 이유는 간단했다. "구로다는 카프를 상징하는, 카프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구로다는 메이저리그에서 7년 동안 79승을 올렸고, 지난해 11승과 올해 4승을 보태 미일 통산 200승까지 3승이 남았다. 야나기사와 씨는 "오늘(7일) 표는 아버지가 예매했는데, 다른 일로 바쁘셔서 내가 오게 됐다. 운이 좋았다. 198승째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며 즐거워했다. 경기는 10-4 히로시마의 승리로 끝났지만 구로다는 4이닝 3실점으로 교체되면서 198승 도전은 다음으로 미뤘다. 8일에는 목과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 구로다 유니폼을 입은 모녀, 부자 야구팬 ⓒ SPOTV NEWS

'팬심'은 대물림된다. 구로다를 보고 자라 그의 팬이 된, 지금은 아버지 어머니라는 다른 이름을 단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구로다의 유니폼을 입혀 야구장을 찾는다. 아이들이 먼저 15번을 선택하는 일도 있다. '히로시마시민구장' 시절을 상징하는 구로다의 유니폼을 입은 딸과 '마쓰다줌줌스타디움'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마에다 겐타(다저스)의 유니폼을 입은 어머니가 손잡고 걷는 풍경은 자연스럽다.

구로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마지막 해인 2007년 히로시마의 관중은 112만 9,061명이었다. 구로다는 홈 구장에서 빈자리를 바라보며 공을 던졌다. 일본 복귀 배경에 대해 "히로시마에는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던 그답게 "만원 관중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며 새 구장을 가득 채운 지지자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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