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스캇데일(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LG는 이번 오프시즌 팀의 핵심 선수이자 현시점 리그 최고 유격수인 오지환(33)과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6년 총액 124억 원의 대형 계약이다. 보장액이 100억 원이나 된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LG와 4년 40억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한 오지환은 2024년부터 시작되는 6년 계약으로 사실상 ‘종신 프랜차이즈’의 길을 걷는다. 6년 계약을 완주할 경우 2029년까지 뛴다. 2029년이면 오지환은 우리 나이로 40세가 된다.
보통 30대 중반이 넘으면 신체 능력의 뚜렷한 저하가 오며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대다수의 선수들은 하락세를 걷는다. 특히나 수비 범위가 중요한 유격수라면 더 그렇다. 한국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유격수를 보다 신체능력 저하로 30대에는 포지션을 옮기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괴물들이 득실한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예 30대 중‧후반 유격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LG는 오히려 오지환의 30대 중‧후반에 6년 총액 124억 원을 투자한 셈이 됐다. 누구나 그렇듯 유격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에서의 오지환 가치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LG는 확신을 가지고 거액을 투자했다. 웬만한 자신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투자다. 오지환을 지금껏 가까이서 봐왔기에 가능한 투자이기도 하다.
신체능력에 대한 우려는 없을까. 염경엽 LG 감독은 오지환이 더 많은 나이에도 충분히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몸이 다르다는 것이다. 게다가 운동도 열심히 한다. 노쇠화 시점을 최대한 미룰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염 감독은 “오지환의 몸을 어렸을 때부터 봤다. 타고난 몸이다. 근육 자체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다. 두 가지를 모두 다 가지고 있는데 이런 선수가 별로 없다”면서 “오지환은 몸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오랜 기간 유격수로 쓸 수 있다. 평균적인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몸과 오지환은 정말 다르다. 유연성에 파워까지 갖춘, 특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성품 또한 오지환의 롱런을 자신있게 예상하는 근거다. 염 감독은 “멘탈적으로도 어떤 것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이른바 야구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칭찬하면서 “김현수나 오지환이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야수진은 LG의 문화를 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지환도 오는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명단에 소집돼 다시 국가를 위해 나선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라는 걸출한 수비력을 갖춘 키스톤 콤비가 있지만, 상황에 따라 때로는 김하성을 3루에 두고 오지환을 유격수로 쓰는 그림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KBO리그 수비 최고수의 실력을 WBC에서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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