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일본 야구 대표팀은 최종 명단을 확정하기 전 이미 '주포' 하나를 잃었다. 소프트뱅크 주장 야나기타 유키가 WBC 참가를 미리 포기했기 때문이다.
야나기타는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통산 타율 0.315에 238홈런 158도루, OPS 0.960를 기록한 완성형 타자다. 20홈런 시즌 3번, 30홈런 시즌 3번에 부상으로 도루 시도를 줄이기 전까지는 6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에 성공했다. 이런 슈퍼스타가 왜 WBC 불참을 선언했을까.
지난해부터 나온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야나기타는 3월초 WBC에서 100%로 시작해버리면 정규시즌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표팀에 뽑혀 국제대회에 나가는 영광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주장으로서 소속 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타율 0.275와 24홈런이라는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야나기타는 이 부진의 원인이 체중관리 실패에 있다고 본다. 평소라면 먹지 않았을 설탕의 맛에 눈을 뜨면서 체중이 불어났고, 이로 인해 시즌 중에도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다고 한다.
정확히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개인 훈련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자가격리 시설에 들어간 뒤 생긴 일이다. 프로야구 선수라고 특별식이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보니 식사량이 부족했고, 지인을 통해 외부 음식을 받아왔다. 이 음식들이 하필이면 컵라면, 과일샌드위치, 찹쌀떡 같은 간식류였다.
야나기타는 "운동은 안 하고 먹기만 했다. 원래 과자류를 즐기는 편이 아니었는데 단맛에 눈을 떠버렸다. 그래서 살이 찌기도 했고, 나온 뒤에도 습관이 바뀌어서 계속 과자에 손을 댔다"고 돌아봤다. 사이클 같은 유산소 운동을 늘려도 체중이 돌아가지 않았다고.
야나기타는 "보통 90~91㎏을 유지하는데 개막 때 103㎏였다. 몸무게를 늘리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뚱뚱해졌다"고 얘기했다. 게다가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아 받은 스트레스를 또 단것으로 푸는 악순환에 빠졌다. 야나기타가 평소답지 않은 성적을 남긴 소프트뱅크는 마지막 경기 패배로 정규시즌 1위를 놓쳤다. 일본시리즈 진출에도 실패했다.
올해는 일주일 단식까지 해가며 독하게 식습관 교정을 시도했다. "타율 2할 7푼대라면 휴식할 여유가 없다"던 야나기타는 캠프 시작 당시 몸무게를 95㎏까지 맞추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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