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완 코치(가운데)는 박동원의 능력에 대한 큰 신뢰를 가지고 있다 ⓒLG트윈스
▲ 박경완 코치(가운데)는 박동원의 능력에 대한 큰 신뢰를 가지고 있다 ⓒLG트윈스

[스포티비뉴스=스캇데일(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포수로 평가되는 박경완 LG 배터리 코치는 한 선수를 보면서 자신의 25년 전 추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박 코치가 바라보는 선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해 LG 유니폼을 입은 박동원(33)이었다.

박 코치는 쌍방울에서 데뷔해 1998년 현대로 이적했다. 박 코치는 “쌍방울에서 현대로 처음 왔을 때 투수들의 구위에 놀란 기억이 있다”고 웃으면서 박동원 또한 그런 생소함, 그리고 기대감 속에 캠프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 짐작했다. 

LG 마운드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물론 전 소속팀인 키움이나 KIA에도 좋은 투수들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선수층이 깊은 LG에서는 포수로서 또 다른 ‘흥분’이 있을 것이라는 게 박 코치의 추측이다. 포수는 투수라는 재료를 상황에 맞게 요리하는 보직이기도 하다. 박동원의 부담과 고민도 그만큼 깊겠지만, 성취감 또한 있을 것이 분명하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포수였던 유강남이 롯데와 4년 80억 원의 FA 계약을 하며 팀을 떠났다. LG도 유강남을 잡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2023년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이 빡빡한 상황에서 롯데의 제안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대신 역시 FA 시장에서 최정상급 포수로 평가받던 박동원과 4년 65억 원에 계약했다. 주전 포수가 FA를 통해 바뀐 셈이 됐다. LG의 올해 성적을 쥐고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유강남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주전 포수가 돼 오랜 기간 LG 투수들의 공을 받았다. 박동원은 아직 LG 투수들의 공이 낯설다. 이 차이는 분명히 있다. 박 코치도 “적응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박동원의 성실함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박 코치는 “꾀를 안 부리고 열심히 하더라. 투수들이 불펜피칭을 할 때 따로 빠져 공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가 올해도 대권에 도전하려면 박동원이 유강남의 빈자리를 메우거나, 혹은 그 이상의 몫을 해내야 한다. 박동원이 유강남의 공백을 제대로 메워주지 못하면 그 자체가 전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박 코치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유강남 못지않은 포수가 합류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박 코치는 “캐칭, 블로킹, 스로잉 모두 유강남 못지않은 포수다. 오히려 어떤 부분에서는 더 좋은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장담하면서 “투수들이 좋으니 박동원 개인적으로는 더 편한 점도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 순탄한 적응을 기대했다.

박동원도 캠프가 지날수록 점점 더 팀에 적응하며 녹아들고 있다. 선수들도 마치 오랜 기간 같이 한 동료처럼 박동원을 대한다. 6일(한국시간) 팀의 훈련 중에도 박동원의 이름을 장난스럽게 부르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애리조나 하늘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가지고 있는 기량도 있고, 적응도 무난하게 이뤄지고 있다. LG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할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