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너지의 아이콘에서 잦은 구설수와 몸 관리 실패로 ‘추락한 야생마’가 된 야시엘 푸이그(33)는 2019년 시즌 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했다. 이후 멕시칸리그 등 외부를 전전하다 지난해 돌파구로 KBO리그를 지목했다.
당장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상황은 아니었다. 여전히 많은 구단들이 그의 몸 상태와 사생활에 낮은 점수를 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멕시칸리그나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는 것보다는 KBO리그에서 뛰는 게 더 안정적인 여건이었다. 많은 경기를 치를 수 있고, 멕시코나 도미니카보다 더 많은 돈도 벌 수 있었다. KBO리그에서 잘하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조금씩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 같았다.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몸 상태를 찾은 중반 이후로는 맹활약했다. 후반기에는 아예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였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했다. 126경기에서 타율 0.277, 21홈런, 7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1을 기록하면서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여기서도 결국 개인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불법 스포츠베팅과 관련해 위증을 했다는 혐의가 불거졌고, 자칫 잘못하면 징역형을 살 수도 있었다. 변호인단과 협의해 재판을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돌려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계속 법정에 묶여 있는 신세다. 아무리 기량이 좋아도 이런 상황의 선수를 쉽게 데려갈 팀은 없다. 게다가 30대 중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한 물 간 스타다. 더 찬밥이 될 수밖에 없다.
푸이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윈터미팅에 등장하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세일즈했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이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스프링트레이닝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마이너리그 계약조차 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데 법적인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다른 프로리그에서 뛰기도 쉽지 않다.
스프링트레이닝 시작이 다가옴에 따라 대다수 구단들은 서둘러 계약을 마무리하고, 스프링트레이닝에 초청할 선수 명단도 대부분 다 짜둔 상황이다. 이런 여건에서 푸이그가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잘못하면 2022년 KBO리그가 푸이그의 제대로 된 프로 경력의 고별전이 될 판이다. 극적인 드라마는 쓰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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