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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구한 수비’ 국민 우익수가 추억한 WBC, 그리고 최지훈

작성일: 2023.02.18 06:20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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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코치가 WBSC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돕고 있다. ⓒ스포티비뉴스DB
▲이진영 코치가 WBSC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돕고 있다.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지금도 봅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한국 야구 르네상스를 연 대회다. 수많은 하이라이트 장면이 쏟아져 나왔고, 많은 선수들이 국민 스타로 발돋움했다. SSG 랜더스 이진영(43) 타격 코치도 야구팬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며 ‘국민 우익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플레이였다. 도쿄돔에서 열린 본선 1라운드 A조 최종전에서 일본과 맞붙은 한국. 0-2로 뒤진 4회말 2사 만루 때 봉중근이 던진 공을 니시오카 츠요시가 완벽하게 밀어 쳤다. 타구는 빠르게 외야로 날아갔고, 빠졌다면 싹쓸이 안타가 될 가능성이 컸다. 이때 우익수 이진영이 전력 질주해 쫓아갔다. 그리고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냈고, 위기에 처한 한국을 구해냈다.

위기를 극복해낸 한국은 1-2로 뒤진 8회 1사 1루 때 터진 이승엽의 역전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었고, 일본을 꺾은 뒤 본선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진영의 ‘나라를 구한 수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이야기다.

시간이 한참 흘렀고, 유튜브에 게시된 영상의 화질에서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진영 코치의 머릿속에는 당시 순간이 생생하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진행 중인 SSG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 코치는 “지금도 영상을 돌려본다. 너무 오래 전 일인 것 같다. 영상 화질부터 그렇다. 당시 내가 28살이었으니, 오래 된 일이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당시 한국이 일본보다 열세라는 평가가 있었다. 선수들 역시 ‘이길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단기전인 만큼 '이변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단기전에서는 실수 하나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수비할 때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 코치는 “츠요시의 타구를 잡았던 걸 생각해보면, 내가 평소에 했던 플레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한일전에 임하는 정신력이 남달랐기 때문에 타구를 잡을 수 있었다. 일본을 꺾어야 한다는 집념이 있었다. 뚫리면 경기가 끝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착같이 쫓아가서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본능적으로 한 게 아니다. ‘무조건 막자’는 생각이 강했다”며 당시 상황을 추억했다.

코칭스태프로 WBC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이 코치는 멀리서나마 후배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보냈다. 특히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최지훈에게 조언을 남겼다. 이 코치는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뛰어야 한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이 있을 거다. 지훈이는 수비력만큼은 KBO리그 톱클래스다. 대표팀에서도 큰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스스로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잘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일본의 멤버가 좋더라. 일본 투수들에 대한 전력 분석을 철저히 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투수의 습관이나 볼배합 등을 파악한다면, 우리 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을 상대하기 수월할 거라 생각한다. 2006년에도 미리 준비를 하고 맞붙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WBC에 나서는 후배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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