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가 상대 포수에 엄지척을? 그런데 그 선배가 더 좋다니… 미래의 포수 왕국 기틀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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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2025년 신인드래프트 포수 최대어이자 SSG의 1라운드(전체 8순위) 지명을 받은 이율예(19)의 롤모델은 삼성의 주전 포수이자 KBO리그 역사에 남을 레전드 포수인 강민호(40·삼성)다. 실제 적잖은 스카우트들이 이율예의 어린 시절과 강민호의 어린 시절에 흡사한 구석이 있다고 본다.
그런 이율예는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오키나와 2차 캠프까지 모두 참가하며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수비력과 포수로서 성공할 수 있는 성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아직 타격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꾸준히 교정을 하며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키나와 캠프까지 살아남은 덕에 우상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SSG와 삼성은 2월 25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연습경기를 치렀다. 이율예도 경기에 나갔고, 안정된 송구 동작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환상적인 도루 저지를 하는 등 눈도장을 받았다. 반대편 더그아웃에서 이율예를 지켜보던 강민호 또한 흐뭇한 표정이었다. 상대를 떠나 리그에 좋은 포수 재목이 등장하는 것은 선배 포수로서 즐거운 일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이율예가 도루 저지를 하는 것을 보고 강민호가 반대편에서 잘한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강민호와 이율예는 경기 후 따로 만나는 시간을 가졌고, 강민호는 자신의 장비를 선물하며 이율예가 무럭무럭 커 가기를 바랐다. 이율예로서도 감격의 시간이었다. 소속팀을 떠나 우상을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젊은 유망주들에게 큰 성장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이율예가 개막 로스터에 들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좋은 자질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선배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SSG는 주전 포수로 베테랑 이지영이 있다. 시범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정규시즌에 대비할 예정이다. 그리고 백업 포수로는 조형우(23)가 조금 앞서 가는 양상이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21년 팀의 1라운드(전체 8순위) 지명을 받은 조형우는 올 시즌을 앞둔 SSG의 키플레이어로 뽑힌다. 팀의 현재와 미래를 다 잡으려는 구단의 구상에서 상징적인 선수이기도 하다.
역시 대형 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인정받은 조형우는 꾸준히 1군의 관심을 받았으나 통산 1군 출장 90경기에 그쳤다. 강한 어깨와 건장한 체격을 갖춰 지난해에도 백업 포수로 낙점됐으나 타격에 대한 믿음이 약했다. 이지영의 출전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여기에 또 하나의 베테랑 포수 김민식이 치고 올라오면서 조형우는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숭용 감독도 지난해 가장 큰 패착으로 조형우의 출전 시간을 보장해주지 못한 것을 뽑는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구상이다.
조형우의 관건 역시 타격이다. 이숭용 감독은 “타율이 2할5푼만 되어도 무조건 쓰겠는데…”라고 타격을 마지막 과제로 뽑았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라고 해도 타선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같은 만큼 공격이 너무 떨어지면 주전으로 경기에 내보내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타격에 공을 들였다. 다행히 조형우가 이 과제를 잘 이행하면서 코칭스태프에 점점 더 확신을 주기 시작했다. 만약 조형우가 과제를 못 풀 경우 이율예까지 대기시킨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구상이었지만, 조형우가 좋은 타격 페이스를 선보이면서 이율예를 퓨처스팀(2군)으로 보내 많은 실전 경험을 쌓게 할 여건도 마련됐다.
타격폼을 토탭으로 바꾸고 하체를 더 많이 이용하는 스윙을 가져가면서 타구의 힘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록 연습경기 결과지만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 결과도 굉장히 좋았다. 조형우는 오키나와 연습경기 세 차례에 출전해 타율 0.556, 출루율 0.636, 장타율 0.778, OPS(출루율+장타율) 1.414이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정규시즌에서도 3할까지는 아니어도 이 기세를 이어 간다면 “궁극적으로는 이지영과 조형우의 출전 시간을 반반으로 가져가겠다”는 이숭용 감독의 구상에도 탄력이 붙는다. 포수 세대교체를 자연스럽게 진행하려는 SSG의 구상도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캠프를 마무리한 4일 포수 구도에 대해 “시범경기에서 더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지금은 형우가 조금 앞서 있다. 타격도 많이 좋아지고 블로킹에서 미흡한 것도 세리자와 코치하고 잘 했다. 그것도 많이 보완을 했다. 본인이 타이밍을 잡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게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작년하고는 다른 것 같다. 보는 사람이 안정감이 있어 보인다. 가을 캠프부터 타격 코치와 계속 붙어서 만들어진 결과다. 시즌에 들어가서 초반에 더 자신 있는 수비를 하고 좋은 타구가 나오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이숭용 감독이 캠프 내내 다소 내성적인 성향을 고쳐주기 위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경기장에서 굉장히 밝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러 인사도 크게 시키고, 선수 주변에 활기를 넣어주려고 애를 썼다. 포수는 그런 파이팅도 필요하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SSG는 시범경기에서 조형우의 가능성을 계속 테스트함과 동시에 신범수 등 다른 포수들에게도 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 일단 이지영 조형우에 김민식 신범수 이율예까지 포수 쪽에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 한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20대 초반인 조형우 이율예가 동시에 성장한다면 훗날 포수 왕국의 기틀을 다진 2025년 봄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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