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송영주 해설위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가 위기에 직면했다. AT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부임한 이후, 강한 압박과 함께 공간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두줄 수비와 빠른 역습과 세트피스에서의 득점력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지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AT가 원하는 진흙탕 싸움에 기꺼이 응하면서 하칸 찰하노글루의 한 방을 통해 1-0으로 승리,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절제된 공격과 안정된 수비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는 AT는 이제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어졌다. 2차전에서 1-0 승리 또는 2골 차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8강 진출에 실패하게 된다. 반면에 레버쿠젠은 1차전 1-0으로 앞선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전방 압박을 통해 수비를 단단히 구축한 후 빠른 역습으로 승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과연 AT와 레버쿠젠 중에 누가 8강에 진출할까.

◆돌변한 상황. 그렇다면 이에 대한 대처는?

AT는 레버쿠젠과의 16강 대진이 발표되었을 때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레버쿠젠이 2001-2002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최근 10시즌 동안 최고 성적은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이었다. 반면에 AT는 2009-2010시즌과 2011-2012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단기 토너먼트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였고,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했다. 여기에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AT의 지휘봉을 잡고 챔피언스리그를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빅 이어' 획득에 대한 야망을 간접적을 표출하곤 했다.

하지만 1차전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AT는 레버쿠젠과의 1차전에서 0-1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할 위기에 처했을 뿐 아니라 이후 펼쳐진 프리메라리가 3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해 3위에서 4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따라서 레버쿠젠과의 2차전은 8강 진출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대결인 동시에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AT는 레버쿠젠과의 2차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 자명하다.

시메오네 감독은 최근 마리오 만주키치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페르난도 토레스를 선발 출전시켜 공격에 변화를 줬지만 AT는 최근 4경기에서 단 한 골만을 넣었을 정도로 득점력 부족을 노출했다. 이에 따라 시메오네 감독은 레버쿠젠과의 2차전에서 만주키치와 앙트완 그리즈만을 투톱으로 기용해 최대한 득점력을 높이고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길헤르메 시케이라와 사울 니구에스가 부상이고, 티아구와 디에고 고딘은 징계로 출전할 수 없어 전력누수가 크다는 사실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미 티아구의 빈 자리는 마리오 수아레스로, 디에고 고딘의 빈 자리는 호세 히메네스로 메울 것이라고 밝힌 상태. 그리고 정확한 킥을 바탕으로 양질의 패스와 크로스를 제공하는 코케가 부상에서 회복했으므로 사울 니구에스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며, 세트피스에서의 득점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메오네 감독은 “레버쿠젠의 기세가 대단하고 공격라인의 스피드가 위협적인 팀이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내면서 “우리의 목표는 승리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레버쿠젠 선수들에게서 볼을 탈취했을 때,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노력과 믿음, 이성을 지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연 AT는 시메오네 감독의 목표를 달성하며 8강에 진출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AT가 그 동안 실리를 위해 숨겨왔던 공격본능을 꺼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상승세를 탄 레버쿠젠, 기세를 이어 8강으로?

레버쿠젠은 AT와 1차전을 펼치기 전에 3경기에서 1무 2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간판 스트라이커 슈테판 키슬링은 득점력 부족을 드러냈고, 하칸 찰하노글루는 슈팅을 난사하면서 본업인 플레이메이킹을 잊은 듯 보였다. 외머 토프락과 에미르 스파히치 중심의 포백뿐 아니라 베른트 레노 골키퍼마저 흔들리면서 볼프스부르크전에선 무려 5골을 허용하기도 했다. 때문에 AT와의 1차전에 대해 기대감보다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AT에게 1-0으로 승리한 후, 완전히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AT와의 1차전을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것. 5연승을 달리는 동안에 11득점,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공수에서 위력을 회복한 모습이다. 이런 레버쿠젠의 상승세는 무엇보다 AT전 승리로 자신감을 회복한 효과가 매우 컸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로저 슈미트 감독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최전방 화력과 측면 수비를 나름대로 보강한 상태이다. 손흥민과 찰하노글루, 벨라라비가 2선과 측면에서 꾸준히 위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키슬링의 부진이 길어지자 그 동안 주로 교체 출전시켰던 요십 드르미치를 선발 출전시켰고, 드리미치는 지난 슈투트가르트전에서 2골을 넣으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그리고 흔들렸던 좌우 측면 수비는 웬델과 로베르토 힐버트가 책임지면서 공수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역시 관건은 정신무장. 레버쿠젠은 2010년 9월 비센테 칼데론에서 AT를 상대로 1-1 무승부를 기록한 경험이 있지만 스페인 원정에선 3승 2무 8패로 매우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AT의 시메오네 감독은 팬들로 하여금 비센테 칼데론을 원정팀의 무덤으로 만들게끔 공개적으로 응원을 요구하고 있다. 로저 슈미트 감독이 “아틀레티코가 홈에서 매우 강하고 정신적으로 잘 무장된 팀이다. 우리는 냉정하게 경기에 임하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정신무장을 강하게 할 것이라는 사실은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나는 AT와의 2차전이 걱정되진 않는다. 오히려 흥분된다.”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레버쿠젠은 과연 슈미트 감독의 흥분을 승리의 기쁨으로 바꿀 수 있을까. 아니면 AT의 홈에서 무릎을 꿇으며 다시 16강에 만족할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레버쿠젠이 2001-2002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이후, 12년 만의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점이다.

[사진] AT마드리드 레버쿠젠 사령탑 비교, 그래픽 김종래
[영상] AT마드리드 레버쿠젠 예고, 캐스터=김명정 ,영상 편집 강성복PD, 박인애 인턴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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