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김태형의 합격점을 받았다… 최동원 이름까지 소환할 판, 롯데 역사 바꿀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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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구성에서 하나의 결단을 내렸다. 리그를 대표하는 이닝이터로 활약한 애런 윌커슨(36)과 결별하기로 했다. 윌커슨의 공헌도는 인정하지만, 더 좋은 구위를 가진 선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2023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윌커슨은 2023년 시즌 13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2.26의 좋은 성적으로 재계약에 골인했다. 지난해에는 평균자책점이 3.84로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32경기에서 무려 196⅔이닝을 던지며 12승8패를 기록했다. 200이닝에 가까운 이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다면 윌커슨의 이름이 계속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윌커슨의 이름은 순조롭게 잊히고 있다. 롯데의 새 대안이 연착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새롭게 영입한 좌완 터커 데이비슨(29)이 안정적인 투구로 마운드에 정착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1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데이비슨을 이제는 상수로 볼 수 있다면서 만족했다. 이 정도 투구는 계속 해줄 수 있는 선수로 본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데이비슨에 대해 “안정감이 있다”고 인정했다. 선수 기량 평가에 보수적이고 깐깐한 김 감독이 흔쾌히 OK 사인을 내리는 경우도 흔하지는 않다. 다만 올해 성적을 보면 이해가 된다. 데이비슨은 시즌 9경기에서 53⅔이닝을 던지며 5승1패 평균자책점 2.01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9경기 중 7경기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이었다.
피안타율은 0.214, 피출루율은 0.291,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도 1.14로 안정감이 있다. 압도적인 파이어볼러는 아니지만, 그래도 시속 150㎞에 가까운 공을 던져줄 수 있다. 필요할 때는 삼진을 뽑아낼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경기당 거의 100구를 던지고 있는데 체력적인 부분도 합격점을 받았다. 투구 밸런스가 웬만해서는 잘 흔들리지 않는다. 김 감독은 데이비슨이 리그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더 좋은 투구를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다양한 레퍼토리도 안정감이 있다. 포심패스트볼·커터·커브·슬라이더·포크볼을 고루 던진다. 포심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제구력도 나쁘지 않다. 어떤 하나의 능력에서 리그 최고라고 평가되는 건 아니지만, 여러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는 예쁜 육각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 데이비슨은 14일 현재 리그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코디 폰세(한화·1.68)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논하기는 조금 이른 시점이지만, 평균자책점 관리의 가장 큰 적인 피홈런이 적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 만하다. 데이비슨의 올해 9이닝당 피홈런 개수는 0.17개에 불과하다.
이 페이스를 이어 간다면 롯데 역사에도 도전할 수 있다. 롯데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고 평균자책점 기록은 전설의 선수이자 불세출의 영웅인 故 최동원이 가지고 있다. 최동원은 1986년 1.5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구단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2위 기록도 최동원의 1985년 기록(1.92)이다. 데이비슨은 무려 39년 만의 롯데 출신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한다.
최동원 이후 1점대 평균자책점에 가장 근접했던 롯데 선수는 1992년 염종석으로 2.33이었다. 역시 에이스 출신인 손민한은 2005년 2.46이 최고 기록이고, 외국인 선수로는 2020년 댄 스트레일리의 2.50이 최고 기록이다. 데이비슨이 안정적인 투구로 이 기록들에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실제 그렇다면 롯데의 가을야구도 성큼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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