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버지 죄송해요"…49번 박소준, 새로 태어난다
작성일: 2021.12.19 16:2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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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투수 박종기(26)는 지난 10월 개명을 신청했다. 어머니와 친누나가 작명소에서 받은 새 이름은 '박소준'이었다. 밝을 소(昭)자에 준걸 준(俊)자를 쓴다. 밝고 다재다능하게 살아가라는 뜻을 담고 있다. KBO에도 새 이름을 등록해 지난 16일 공시됐다.
박소준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이름을 바꾸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개명하고 잘되는 분들도 많지 않나. 이름을 바꾼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름을 바꾸니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 같다. 조금 더 열심히 해보자는 의미로 바꾸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개명을 결정할 때 아버지에게 가장 죄송한 마음이 컸다. 박소준은 "'종기'는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었는데, 자꾸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 아버지께 잘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나를 완전히 믿어주셔서 '그래 그 이름이 좋다고 하고, 네가 바꾸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고 맡겨주셨다. 죄송하고 감사하고 그런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청주고를 졸업하고 2013년 육성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소준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이용찬(현 NC)의 대체 선발투수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20일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데뷔 첫 승을 신고한 뒤 "아버지 생신 선물로 첫 승 기념구를 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한 효자였다.
올해는 생각처럼 시즌이 풀리지 않았다. 22경기에서 4패, 59⅔이닝, 평균자책점 5.73에 그쳤다. 주로 롱릴리프로 등판했고, 선발에 구멍이 생겼을 때 로테이션을 채우긴 했으나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발 등판한 박소준을 지켜보며 "중간 투수로는 괜찮은데, 선발로만 나서면 1회에 흔들린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박소준은 다음 시즌 한 단계 도약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정재훈 투수 코치는 이달 열린 한 시상식에서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자리가 많다. 선수들도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겨우내 철저히 준비한다면 다음 시즌 선발이든 불펜이든 자리를 꿰찰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뜻이었다. 준비된 선수가 기회를 잡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절실한 박소준은 이름까지 바꾸며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그는 "올해 의미 있는 한 해기도 했지만, 그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보여드리지 못했다. 올해 많이 경험하고 느꼈기에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내년에는 자신 있게 붙는 승부를 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박소준은 이름과 함께 등번호도 바꿨다. 18번 대신 49번을 달기로 했다. 49번은 민병헌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하기 전까지 그를 상징하는 번호였고, 이후로는 투수 박신지, 민병헌의 보상선수인 백동훈이 차례로 이어 받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백동훈이 팀을 떠나면서 49번이 비어 박소준이 달게 됐다.
박소준은 "작명소에서 내게 좋은 숫자가 있다고 하더라. 4랑 9가 좋다고 하셨는데, 마침 49번이 있어서 달았다. 등번호도 바뀌고 이름도 바뀌어서 내년에는 내 등을 보면 어색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단순히 개명한 선수로 남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준은 "이름을 바꿔서 잘된 분들도 많지만, 이름을 바꾼다고 무조건 좋아지는 건 아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고 느낀 게 많은 한 해였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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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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