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3쿼터까지 68-59로 앞서가던 현대 모비스. 갑작스럽게 4쿼터에 무너지고 말았다. 고양 오리온의 강한 압박 수비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함지훈과 에릭 베크너의 2대2 게임이 묶인 결과였다.
수비에서도 문제였다. 고양 오리온은 4쿼터 내내 머피 할로웨이 포스트업만 시도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공격이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무리한 도움 수비를 통해 로테이션이 무너지고 말았다. 과연 1차전에서 보여준 유재학 감독의 수비 전술 운용은 무엇이었을까. 2차전에서 달라질 가능성도 있을까.
◆ 3카운트 도움 수비
현대모비스는 다른 팀이 쓰지 않는 독특한 포스트업 수비 로테이션 방법이 있다. 바로 3카운트(위크사이드 45도)에서 도움 수비를 간다는 점이다. 로우 포스트에 공이 투입되면 반대편 45도에서 도움 수비를 가고, 나머지 선수들이 로테이션을 돈다.
로우 포스트에 볼이 투입되자 김국찬이 도움 수비를 간다. 김국찬이 떠나면서 생긴 빈자리는 함지훈이, 함지훈의 빈자리는 서명진이 로테이션으로 빈틈을 채운다. 반대편 코너에 있는 선수는 골밑까지 올라와서 도움 수비를 준비한다.
김국찬은 압박을 깊게 가지 않고 언제든지 비어 있는 한호빈 쪽으로 매치업을 돌아갈 수 있다. 순간적인 로테이션을 통해 상대의 볼 흐름을 차단하고, 공격 흐름을 늦추는 수비 콘셉트라고 볼 수 있다.
이 수비의 변형 버전도 있다. 3카운트가 아닌 2카운트(탑)에서 도움 수비를 가는 방법도 있다. 서명진은 "3카운트에서 가는 수비지만 선수들끼리 이야기해서 2카운트에서 도움 수비를 갈 때도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 코너를 공략하라
경기 내내 아쉬운 건 이대성과 이승현의 슈팅 감각이었다. 총 15점 합작에 그쳤고, 야투 성공률 20.8%(5/24)에 그쳤다. 아무리 한호빈과 이정현의 슈팅 감각이 좋아도 두 선수의 2대2 게임에 의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4쿼터에 할로웨이의 포스트업 옵션이 많아진 이유다.
현대모비스는 적극적으로 3카운트 도움 수비를 펼쳤다. 오리온은 이 수비를 뚫어내기 위해 빠르게 볼을 돌리는 등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 그러나 코너를 공략하자마자 이 수비가 뚫리기 시작했다.
더블팀의 약점은 누군가 한 명은 비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3카운트 도움 수비의 약점은 스트롱사이드에 있는 선수를 막는 수비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승현이 엔트리 패스를 전달하자마자 서명진이 3카운트에서 도움 수비를 간다. 이때 김국찬이 로테이션을 돌다 보니 이정현이 빈다. 할로웨이는 이를 알고 바로 패스를 전달하면서 코너에서 3점슛을 마무리한다.
코너에서 2대2 게임으로도 수비를 뚫어냈다. 할로웨이가 공을 잡으니 어김없이 이우석이 도움 수비를 온다. 이때 할로웨이가 이대성에게 손짓으로 코너 쪽으로 빠지라고 한다. 두 선수는 핸드오프 이후 2대2 게임으로 덩크슛을 시도했다. 덩크는 실패했지만 곧장 풋백 득점을 올리면서 공격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경기 내내 포스트업 상황에서 3카운트 도움 수비를 펼쳤다. 나름의 효과가 있었던 수비가 4쿼터에 무너졌다. 코너 공략법을 찾은 이후 오리온의 공격 효율은 올라갔다.
현대모비스는 4쿼터에 총 8포제션 동안 3카운트 도움 수비를 펼쳤다. 이때 오리온은 11점을 넣었고, 1개의 파울을 유도해냈다. 그러다 보니 경기 막판에는 3카운트 도움 수비를 가지 않는 모습까지 나왔다.
유재학 감독은 1차전 경기 내내 포스트업 상황에서 3카운트 도움 수비를 펼쳤지만 결국 마지막에 뚫리고 말았다. 코너 공략법을 찾은 오리온을 상대로 2차전에서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활용한다면 압박의 강도와 도움 수비 타이밍, 도움 수비를 가는 선수를 바꾸는 등 여러 변화를 통해 오리온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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