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추락 그래프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9회말 1점차 리드가 허물어지는 홈런 두 방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분. 무엇보다 가장 믿는 마무리가 무너졌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하루였다.
삼성이 올 시즌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은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3-2로 앞선 9회 클로저 오승환이 배정대와 앤서니 알포드에게 연속 홈런을 맞아 3-4로 졌다. 이로써 올 시즌 최하위 한화 이글스의 최다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10연패를 당했다.
십수 년만의 불명예가 연달아 쓰인 삼성이다. 먼저 오승환. 이날 올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17년만의 연타석 홈런 허용이라는 악몽도 함께 꿨다. 2005년 5월 3일 마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회 라이온 잭슨과 이대호에게 연거푸 아치를 맞은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의 10연패도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김응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던 2004년 5월 5~18일 10연패가 마지막. 이후 삼성은 2000년대 중반 왕조를 세우는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왔지만, 올 시즌 전반기 막판 들어 투타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18년만의 불명예를 쓰게 됐다.
두 자릿수 연패가 나온 최근 10경기 흐름을 보면 삼성의 추락세가 도드라진다. 팀타율은 0.280(3위)으로 준수한 편이지만, 팀평균자책점은 무려 9.00(10위)까지 치솟았다. 이를 선발진과 구원진으로 나눠도 선발 마운드는 7.99, 불펜은 10.84로 양쪽 모두 안정적이지 못하다.
마운드 붕괴는 결국 대량실점으로 이어졌다. 10연패 기간 상대에게 내준 점수는 99점. 사실상 매일 10점을 안긴 채 싸웠다는 뜻이다. 이 기간 타선이 8점 이상을 낸 경기도 4차례 됐지만, 큰 소용은 없었다.
그래도 이날 kt전에선 모처럼 마운드가 자기 몫을 했다. 선발투수 원태인이 5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뒤이어 나온 김윤수~이상민~이승현~우규민~문용익이 모두 무실점 호투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삼성이 가장 믿는 클로저 오승환이었다. 3-2로 앞선 9회 올라온 오승환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맞더니 뒤이어 알포드에게도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9연패를 끊기만을 기다렸던 삼성 벤치는 일순간 침묵으로 휩싸였다.
삼성을 대표하는 불혹의 마무리 오승환은 올 시즌에도 18세이브를 기록하면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부문 1위가 27세이브의 LG 트윈스 고우석, 2위가 22세이브의 KIA 타이거즈 정해영, 공동 3위가 kt 김재윤인데 고우석은 1998년생, 정해영은 2001년생, 김재윤은 1990년생으로 오승환과는 다른 세대의 투수들이다.
이처럼 한참 어린 후배들과 경쟁하고 있는 오승환. 그러나 전반기 막판 흐름은 이름값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최근 5경기 성적은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46(4⅓이닝 6자책점). 이 기간 삼진은 2개만 잡았지만, 안타는 6개, 홈런은 3개나 내줬다.
오승환의 난조는 이날 kt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승부를 걸기 위해 몸쪽으로 들어간 직구가가 연달아 통타당했다. 배정대에게 던진 시속 142㎞짜리 직구와 알포드에게 뿌린 141㎞짜리 직구 모두 왼쪽 담장을 한참 벗어난 뒤 떨어졌다.
통산 357세이브의 오승환이 버티는 9회마저 안심할 수 없는 삼성. 이제는 구단 최다 11연패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문제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투타 부조화는 계속되고 있고, 구자욱과 김지찬, 김상수 등 주축 선수들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그러면서 벤치 분위기는 한없이 가라앉았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은 13일 kt를 상대로 올 시즌 1승도 없는 장필준을 선봉장으로 내세운다. 로테이션상 나와야 할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손목 통증으로 하루를 더 쉬어가면서 불펜투수 장필준이 임시로 마운드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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